조희연 "해직교사 특채, 절차적 부족함 있다면 행정처분은 감수"
[3주년 인터뷰] "형사적 처벌대상 아냐…3선 도전 장애물 많아"
"최재형, 월성·서울교육청 발판 삼아 도약하려 한단 추측들 있어"
- 장지훈 기자, 권형진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권형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의 2018년 교원 특별채용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절차적 부족함이 있었다면 행정처분은 기꺼이 감수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형사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제2기 취임 3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서울시교육청 특별채용을 선택한 이유는 공수처만 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역대 첫 '3선 서울시교육감'에 도전할지에 대해서는 "가정에서부터 장애물이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학으로 돌아가 국가개혁에 대한 집필 활동에 매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뜻도 전했다.
◇"해고 노동자 품는 따뜻한 행정 지향…'완벽했다'고는 말 못해"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 4명을 포함한 5명의 해직교사가 서울시교육청의 2018년 특별채용에서 최종 선발된 과정에서 직권남용한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검찰 비위를 살필 것이라는 법조계 예상과 어긋난 것이어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조 교육감은 "1호 사건으로 지목된 데 대해 많은 분이 다양하게 추측하고 있지만 연유를 알 길은 없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적법한 절차를 충분하게 거쳤기에 잘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굳이 행정을 하는 주체나 개혁 주제로서 완벽했다거나 도덕적으로 무결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특별채용의 시대적 정당성을 강변한다고 해도 혹시 모를 절차적 부족함이 있었다면 행정처분은 정말 감수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별채용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해고 노동자를 다시 품어 안는 따뜻한 행정을 지향하며 그걸 실현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내년 3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뜻을 천명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월성1호기와 서울시교육청을 발판으로 삼아 (감사원장을 지낸)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재 국민의힘) 총재처럼 도약하려 한다는 추측을 하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교육 현안을 챙기는 데 집중하고 있어 관련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의 2018년 교원 특별채용 과정에서 조 교육감이 특정인이 선발되도록 관여했다며 조 교육감을 경찰에 고발하고 공수처에 감사 결과를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한 바 있다.
◇"내로남불 발언, 청년이 보면 기득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취지"
최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관련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발언으로 입길에 오른 조 교육감은 "나 역시 민주화운동을 했던 세대인 동시에 대학 교수를 지냈다"며 "청년 세대 시각에서 나 또한 기득권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시의회 제301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제가 자사고 폐지를 이야기하지만 (두) 아이는 외고에 보내지 않았느냐(라는 지적이 있다)"며 "내로남불을 솔직히 인정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이와 별개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을 받은 서울 시내 8개 학교와 1심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음에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조 교육감은 "대입에 유리한 특목고와 자사고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생까지 고교 입시에 매달리고 사교육이 학생과 가계에 부담을 준다"며 "고교서열화 해소는 우리 교육 현실을 바꾸는 데 매우 중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적법했던 자사고 평가 과정에 대해 한 번 더 법원 판단을 받고자 항소를 결정했다"며 "다만 항소에 따른 학교 부담을 줄이고 소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4개 재판부로 분리된 소송의 병합 심리를 요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文정부, 명암 공존…대입서 수능 강화한 것은 안타까워"
조 교육감은 "내년은 (6월1일) 교육감 선거에 앞서 (3월9일) 대통령선거라는 커다란 정치적 지형 변화가 예정된 시기"라고 말했다. 임기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문재인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명암이 공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정부 교육정책의 방향성은 옳다고 본다. 중앙집권적 교육에 대한 권한을 각 시·도로 서서히 이양했고 시·도 단위로 자율적으로 교육을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다만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위주전형 선발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하는 등 수능 영향력을 확대한 것은 부정적으로 봤다.
조 교육감은 "수능위주전형을 확대하는 것은 과거 학력고사 방식의 객관식 문제 풀이로 회귀하는 것으로 세계적 교육 발전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축소하고 수능위주전형이 확대된다면 '주입식 지식전달 수업'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집중적인 사교육 서비스를 누리기 힘든 저소득층·농어촌 학생들에게 매우 불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선 도전에는 확답 피해…"출마 않는다면 대학으로 돌아갈 것"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제20대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된 조 교육감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내년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스스로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조 교육감은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고, 무엇보다 가정에서부터 장애물이 있는 상황"이라며 "개인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대학에 가서 행정을 하며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교육 개혁이나 국가 개혁에 관한 종합적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감으로 7년을 일하면서 느낀 가장 뿌듯한 순간으로는 서울 시내 특수학교로는 17년 만인 지난해 3월 문을 연 강서구 서진학교가 설립된 때를 꼽았다.
조 교육감은 "지역 주민 앞에 무릎을 꿇은 학부모가 우리 사회의 소수자를 보는 시선, 장애인을 보는 시선 자체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역사적 순간이 있었다"며 "서울시교육감을 지내며 많은 일을 했지만 이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1년여 임기 동안 중점 추진할 과제로는 '생태전환교육'과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시스템 개선'을 꼽았다.
조 교육감은 "생태전환교육에 큰길을 하나 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며 "녹색도시, 녹색국가로의 속도감 있는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고 이 과정에서 미래세대가 생태 친화적 감수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어 "교육을 둘러싼 기술적 환경도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육도 변화를 요구받는다"며 "흔히들 나를 진보교육감 또는 혁신교육감이라고 하는데, AI와 같은 선진 기술에 대해서도 앞서가고 싶은 욕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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