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갈등에 '늑장대응' 교육당국…2차 파업 막을 수 있나?
돌봄파업 직전에야 협의체 구성 제안…"무책임" 비판
"온종일돌봄 당사자인 저출산고령사회위 나서야"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초등돌봄교실 지자체 이관을 놓고 돌봄전담사들이 이어오던 반발이 돌봄파업으로 번진 가운데 교육당국을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예상가능한 사태였지만 소극적인 대응이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8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교육부는 돌봄전담사가 진행한 돌봄파업 대응과 관련해 돌봄노조·교원단체·교육청·관계부처와 지속해서 협력해 초등돌봄 서비스 질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돌봄파업 직전 지난 5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초등돌봄 운영 개선 협의체' 구성을 위해 실무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모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협의체 제안을 두고 "파업을 이틀 앞두고서야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하겠다고 한다"면서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돌봄파업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돌봄노조는 지난 5월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온종일돌봄체계가 초등돌봄교실 운영주체를 지자체로 이관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교육부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에 초등돌봄교실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조항은 없다며 학교돌봄 민영화는 기우라는 입장만 유지해왔다.
지난달 15일에서야 돌봄노조·교원단체 등과 만나 온종일돌봄 정책에 관한 현장의견 수렴에 나섰으나 이후 두 차례 더 열린 간담회에서도 단체 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세 번에 걸쳐 회의했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합리적 논의와 결론을 내기 어렵다는 것만 확인했다"면서 "(교육감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것도 책임 면하기 전형"이라고 말했다.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만들어지더라도 돌봄노조와 교원단체 사이뿐만 아니라 돌봄노조와 시·도교육청 사이 입장 차이도 커서 넘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전일제를 늘리려면 인건비 증가에 따른 예산 확대가 불가피한데 연대회의와 임금 집단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시·도교육청들은 연대회의가 요구하는 단시간 근무 폐지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해관계자별로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한편에서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 대통령 소속 위원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8년 대통령 소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도로 온종일돌봄체계를 발표한 만큼 당사자가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연욱 정의당 정책위원장은 최근 돌봄파업과 관련해 "(발표) 당시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었다"면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문제를 만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교육회의는 숙의와 공론화로 중장기 방향에 대한 국민 합의를 도출하는 기관인데, 이런 일을 해결하라고 만든 곳"이라며 "대통령 소속 기관들의 적극행정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일부 교원단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돌봄갈등이 아이들을 볼모로 놓고 벌어지고 있다며 자칫 교육 주체 모두에게 신뢰를 저버리고 학교 공동체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최근 성명에서 "학생을 돌보지 않으며 파업을 하는 노조나 대체근무를 할 수 없다는 교사단체는 학부모에게 모두 아이를 버리고 각자 이해를 위한 싸움을 하는 비교육자로 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돌봄전담사는 아이들 옆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발생하는 돌봄 공백에 교사들은 아이들 곁을 지키는 일에 마음을 닫지 않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돌봄노조는 초등돌봄교실 법제화와 전일제 돌봄근로 확대 등 요구사항에 진전이 없으면 2차 돌봄파업에 나설 계획을 밝히면서 2차 파업은 더 큰 규모로 하루 이상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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