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 첫 '지정취소' 휘문고, 오늘 청문…법적 대응 수순

학교법인 휘문의숙 전 이사장 등 대법원서 실형 확정
서울교육청 "청문 거쳐 교육부에 지정취소 동의 신청"

학교법인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회계 부정으로 인해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권형진 기자 = 서울 강남구 휘문고가 전국 특목고·특성화중 가운데 처음으로 회계 부정 문제로 '지정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자사고 지위를 잃을 처지에 놓인 가운데 이에 따른 학교 측 입장을 소명하는 청문 절차가 23일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학교보건진흥원에서 휘문고 관계자와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학교지원과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청문이 열린다.

청문은 청문 주재인의 진행 아래 학교 측이 지정취소 처분에 따른 문제를 제기하면 서울시교육청이 반박하거나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휘문고는 학교법인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회계 부정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지난 2011년 자사고 지정 이후 9년 만에 다시 일반고로 전환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전국 특목고·특성화중 가운데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 기준 미달이나 학교의 자발적 전환 신청이 아닌 이유로 지정취소 처분을 받은 첫 학교라는 멍에를 쓰게 됐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육감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부정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한 경우 △교육과정을 부당하게 운영해 지정 목적을 위반한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사유 발생으로 학교의 신청이 있는 경우 등에 한해 특목고·특성화중 등에 대한 직권 취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9일 교육청 자체 감사와 경찰 수사, 법원 판결로 회계 부정 사실이 입증된 휘문고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모자 관계인 휘문고 학교법인 휘문의숙의 김모 전 명예이사장과 민모 전 이사장, 그리고 이들의 손발 역할을 한 박모 전 법인사무국장 등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40억이 넘는 학교 공금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명예이사장은 법인사무국장과 공모해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 동안 인근 한 교회에 학교 체육관과 운동장을 빌려준 대가로 사용료를 징수하고 6차례에 걸쳐 학교발전기탁금을 받는 등 모두 38억2500만원을 학교회계와 무관한 계좌로 입금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자사고 지정 이전까지 포함하면 횡령 액수가 50억원이 넘는다.

이사장과 법인사무국장은 지난 4월9일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각각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명예이사장은 1심 선고 전 사망해 공소가 기각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청문 이후 교육부에 동의를 신청하고 승인되면 내년부터 휘문고를 일반고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학교 측은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할 경우 법원에 지정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휘문고 관계자는 "우선 학교에 주어진 절차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론이 나면 이에 따른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이라며 "(법적 대응이) 당연한 수순으로 생각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휘문고에서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이 인용하면 자사고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난 사안이라 법원이 인용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hun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