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점'으로 갈린 '아이돌 학교' 서울공연예고…"법적 대응 준비"

서울공연예술고, 청문에서 '지정 취소' 처분에 따른 입장 밝혀
청문 주재인 의견 따라 '특목고 지정·운영위원회' 다시 열릴 수도

서울 구로구 서울공연예술학교.(서울공연예술학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서울시교육청의 특목고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에서 서울공연예술고(서공예)가 1.6점이 모자라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공예는 13일 학교 측 입장을 소명하는 청문을 통해 "평가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예술계열 특목고의 경우 지정 취소 시 교육부의 동의가 필요 없어 청문 주재인이 서울시교육청의 손을 들어줄 경우 서공예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학교 측은 이 경우 즉각 지정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약 2시간 동안 서공예 청문이 진행됐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관련 부서인 중등교육과와 학교지원과의 과장·장학관·실무자 등 6명이 배석했고 학교 측에서는 법인 이사장·이사·사무국장, 교장,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청문 주재인의 진행 아래 학교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서울시교육청이 반박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쟁점은 지난 6월 대원·영훈국제중 청문 때와 마찬가지로 '평가의 공정성'이었다. 서공예는 2015년부터 5년간이 평가 대상 기간인데 평가 지표를 지난해 12월 공개한 것은 학교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 처사라고 반발했다.

기준 점수를 5년 전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하고 감사 지적 사항에 따른 감점 배점도 기존 5점에서 10점으로 올린 것도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서공예는 재지정 평가에서 68.4점을 받아 1.6점 차로 턱걸이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공예는 평가 지표 가운데 선행학습 근절을 위한 홍보 노력 부분에서 0.9점을 감점받은 것을 두고도 "예술고 특성상 교과 과목의 선행학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데도 감점한 것은 '평가를 위한 평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덕천 서공예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은 지정 취소를 통보하면서 '학교가 변화에 대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며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넘지 못했다고 해서 이렇게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러면서 "서공예는 공연예술로는 국내 유일의 특목고이고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스타들을 배출한 학교"라며 "서울시교육청은 특목고 지정 취지를 살려 학교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서울시교육청 제공)ⓒ 뉴스1

서울시교육청은 서공예가 부적절한 외부 행사에 학생을 동원한 데다 △부적정한 이사회 운영과 임원 선임 △교원 신규채용 문제 △지자체 교육경비 보조금 부적정 집행 등 다수 지적 사항이 발견됐고 반복해서 감사 처분을 받은 것이 지정 취소의 주요 이유가 됐다며 "평가 과정상 문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서공예는 학생들을 술자리나 사적 모임 등에 동원해 공연을 시켜 지난해부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전임 교장의 경우 지난 2015~2018년 구로구가 지원하는 방과후학교 운영프로그램 보조금 1억872만원을 받고도 수업을 진행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공예는 감사 지적 사항에 따른 감점 항목에서 최대치인 10점이 감점됐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지난 평가와 비교해서 학교가 '예측불가능성'을 주장할 만큼 지표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교육청 주요업무계획에서 강조해온 부분과 법에 따라 꼭 지켜야 하는 사항이 포함된 것으로 학교라면 당연히 개선을 위해 노력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공예가 선행학습 근절을 위한 홍보 노력 부분에서의 감점에 대해 항의한 것을 두고도 "대다수 학교가 학부모 총회 등을 통해 법령에 따른 안내와 교육을 하고 있다"며 "서공예만 예외로 둘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공예 청문 주재인으로부터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의견을 접수받아 서공예의 일반고 전환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예술계열 특목고는 교육부 동의를 받지 않고 교육청 스스로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과학고, 외국어고와 달리 교육감이 특목고 지정을 취소할 때 교육부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지정 취소가 확정되면 서공예는 내년부터 관악구 서울미술고와 같은 '예술계열 일반고'로 전환된다. 학교장이 기존처럼 전기에 신입생을 선발할 권한을 갖지만 '전국단위' 모집에서 '서울단위' 모집으로 축소되고 등록금도 자율 부과할 수 없다. 교육과정도 다른 일반고에 준해 운영해야 한다.

다만 청문 주재인의 판단에 따라 심의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청문 주재인이 서공예의 문제 제기가 합리적인 지점이 있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내용의 의견을 내면 '특목고 지정·운영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기존 평가 결과와 청문 주재자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장은 "청문 이후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지정 취소 처분을 거두지 않는다면 즉각 지정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정에서 시비를 가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hun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