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학교생활'…감염병이 바꾼 일상
등교 못해 학업 어렵지만 '자기 발전' 시간으로 활용
"코로나19 어서 끝나서 반 친구들 만나고 싶어"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고 3달가량 흐르는 동안 학교는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변화가 생긴 곳 중 하나가 됐다.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이 실시돼 집에서 새학기를 맞이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포함한 대학입시 일정도 연기됐다.
변화 한가운데서 <뉴스1>이 만난 학생들은 걱정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동시에 감염병이 바꾼 생활에 자기 방식대로 적응하며 학업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온라인 개학 당황스럽지만 늘어난 개인시간 부족한 과목과 취미에
대구 서구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배현주양(18)은 1일 "제일 중요한 시기에 집에 갇혀서 처음 배우는 고3 공부를 하게 돼 힘들다"면서 "진학상담도 받고 싶은데 그마저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많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때문에 공부와 과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점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편한 집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집중력은 떨어지고 나태함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현주양은 "일단 자기주도학습을 계속 열심히 하는 중이고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필기도 꼼꼼히 하고 있다"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서 최대한 답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과 외출 자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대신 학생들은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거나 평소에는 못했던 활동을 하는 식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했다.
경북 칠곡군에 사는 고등학교 2학년 윤민지양(가명·16)은 "학사일정과 입시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 당황스러웠다"면서도 "기회를 적극 활용해 (스스로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개인시간을 민지양은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데 사용해 성적도 올렸다고 전했다. 학업 외에도 평소 충분히 하지 못했던 독서활동을 해서 코로나19로 생긴 공백을 메웠다.
민지양은 "최근에 '이상한 정상가족',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등을 읽었다"면서 "코로나19 이전이라면 못했을 일들도 많아진 개인시간을 통해서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친구와 SNS로 대화…가족과 얼굴 맞대고 못다 한 얘기
평소라면 1학기에 새로 배정받은 반에서 친구들을 사귀며 같이 놀러가기도 했겠지만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는 친구관계에도 불가피하게 변화를 불러왔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중학교 3학년 이나경양(15)은 "가끔 집 주변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서 많이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끼리 대화를 나눠도 주제는 자연스럽게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났다. 뉴스에 나온 코로나19 소식을 주고받거나 언제 학교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푸념도 흘러나왔다.
나경양은 "코로나19가 끝나고 무슨 일을 할지도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일단은 멀리 놀러가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고 다같이 여러 음식점에 가자는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대입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은 특히 힘든 일이 있어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홀로 견뎌야 했다.
현주양은 "저를 포함해 또래들은 친구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데 만나지도 못해서 외롭다"며 "같이 대화를 하고 싶어도 (만나서) 할 수가 없으니 힘들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는 가족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학교와 직장 때문에 각자 바빠서 하지 못했던 얘기들이 코로나19로 집에 같이 있으면서 오갔다.
코로나19 이후 가족끼리 대화가 늘었다는 나경양은 "가족에게 과거에 서운했던 거랑 소소한 옛날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재밌었다"면서 "원래 가족이랑 어색했는데 어색함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하고는 활짝 웃었다.
◇수험생활에 코로나19 덮쳐…혼란스럽고 힘든 시기로
시간이 흘러 2020년 1학기는 어떻게 기억될 것 같은지 묻자 학생들은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시기로 남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순천시에 사는 고3 김수진양(가명·18)은 "이번 사태가 사상초유이고 수험생활을 하면서 겪다보니 아무래도 힘들었던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를 시작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던 시기를 떠올린 민지양은 브리핑이 있을 때마다 신규 확진자가 몇백 명씩 나오던 상황이 급박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민지양은 "처음 있는 사태인 만큼 정부와 질본이 보여줬던 대처가 신기했고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락다운(lockdown)을 지켜보는 것도 신기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왔다. 등교개학을 앞둔 학생 같은 경우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했다.
나경양은 "2월에 잠깐 개학했는데 누가 기침하거나 열나면 왕따 만드는 거처럼 안 좋게 봤던 게 기억난다"면서 "같은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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