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포털 '어디가', 대학마다 다른 기준 …"도대체 어디가?"

각 대학 입시결과 공개 범위 달라 혼선
아직까지는 정확한 정시 예측 어려워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메인화면 캡쳐./ 뉴스1 DB ⓒ News1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가 만든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전국 4년제 대학의 2016학년도 입시결과가 공개되며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정부가 마련한 정보포털에서 각 대학의 입시결과와 자신의 점수를 비교해 진학 가능여부를 점쳐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학이 공개한 입시결과 기준이 각기 다르고 점수환산 문제로 정확한 진학정보를 얻기 어려워 깜깜이 포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어디가에 대학별 입시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3월 개통한 뒤 약 2달만에 전국 230여개 4년제 대학(분교 포함)의 2016학년도 정시와 수시 입시결과가 탑재됐다.

◇내 점수와 대학 입시결과 비교…합격 예측이 핵심

어디가는 학생들이 학교생활기록부 성적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등을 입력하면 지원 가능한 대학과 점수를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서비스다. 자신의 점수와 전년도 대학 입시결과를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이 핵심이다.

수험생들은 어디가 활용을 위해 우선 자신의 학생생활기록부와 모의고사 등 수능성적을 입력해야 한다. 이후 학습진단-성적분석 메뉴의 '수시대학별점수산출' '정시대학별점수산출' 파트에서 진학을 원하는 대학을 선택하면 그 대학의 2016학년도 입시결과가 나온다. 대학의 입시결과가 어디가에 입력한 자신의 내신 또는 수능점수보다 낮으면 합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는 형태다.

또한 수능/모의고사 분석파트에서는 입력한 성적을 토대로 국어+수학+영어, 국어+영어+탐구 등 각 영역조합에 대한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계산해 준다. 이를 가지고 지원가능한 대학의 목록도 표시된다.

◇대학마다 점수 공개기준 달라 효용성 의문

하지만 일각에서는 효용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각 대학이 공개한 기준이 달라 직접적인 합격 예측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각 대학은 합격선을 환산점수, 백분위, 등급 등 3가지 중 하나를 골라 제공한다. 커트라인 범위도 상위 70%와 80%, 90%, 전체평균 가운데 하나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제공한다.

정시의 경우 연세대는 백분위 상위 80% 컷을 공개했다. 반면 고려대는 백분위 전체평균 컷을 등록했다. 예컨대 100명 모집이라면 연세대는 80등 학생의 백분위를 공개한 것이고 고려대는 100명의 합격자 전체평균 백분위를 등록한 것이다. 같은 학교 내 학과끼리의 점수비교는 가능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간 어느 대학의 합격선이 높은 지는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또한 같은 백분위라도 대학마다 공개기준이 달라 혼란이 예상된다. 백분위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해 영역별 평균을 통합해 98점 등으로 표시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영역별 백분위를 따로 분리해 국· 수· 영· 탐을 각각 100점으로 보고 이를 합쳐 표시한 대학이 있다. 가뜩이나 복잡한 대입에서 대학마다 같은 데이터를 다른 식으로 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각 대학간 공개기준부터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간 상대비교를 제시해야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점이 당락을 가르는 대입에서 각 대학간 기준이 다르면 정확한 합격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의 정시대학별 점수산출 화면. 백분위 성적을 공개한 연세대와 고려대의 점수 형태가 다르다. 연세대는 100%(점)을 기준으로 표시했고 고려대는 4개 영역을 합쳐 400%(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1DB/ⓒ News1

◇아직까지 정시 예측 어려워…6월 중 해결

또 아직 시스템 상 미흡한 점도 발견된다. 어디가의 핵심인 성적분석파트에서 내 점수를 입력하고 학교를 검색하면 정시의 경우 각 대학의 전년도(2016학년도) 입시결과는 표시되지만 미리 입력한 '2016 내 점수(수능)'가 표시되지 않는다. 내 점수와 전년도 입시결과를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점쳐보는 게 어디가의 주요기능인 만큼 수험생들의 정확한 진학 안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의고사 등을 포함한) 현재(2017학년도) 수능점수를 2016학년도 수능에 맞춘 산출식으로 환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수능은 국어영역 문이과 통합,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 등 시험 형태가 달라진다. 대학이 제시한 2016학년도 입시결과와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서는 2017학년도 수능점수를 2016학년도 수능방식으로 환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2일 진행하는 모의평가 결과를 수험생들이 어디가에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빠른 시일내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6월 중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세대 심리학과…'경영'제쳐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어디가에 공개된 대학별 합격선을 분석한 결과, 연세대는 상위 80% 백분위 점수기준으로 인문계열에서는 심리학과(97.5점), 자연계열에서는 의예과(98.7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특히 심리학과가 경영학과(97.1점)를 앞질러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는 인문계열에서 경영학·경제학·식품자원경제학·자유전공학이 389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자연계에서는 의학과가 395점으로 가장 높았다.

상위 80%의 점수를 자체 환산한 총점으로 발표한 서강대는 인문계열에서 커뮤니케이션학부가 528.31점으로 가장 높았고, 자연계열에서는 기계공학전공이 507.28점으로 가장 높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디가는 대학배치표 차원의 자료제공이 아닌 학생들이 지원했을 때 합격할 수 있는 학교를 우선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이 크다"면서 "어디가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학교 상담과 대교협 전화상담, 온라인 상담을 통해 정확한 입시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jhlee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