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대학평의원회' 놓고 잇따른 갈등
"학생과 소통없이 주요 사항 결정해"
- 박상재 인턴기자
(서울=뉴스1) 박상재 인턴기자 = 사립대학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두고 대학가가 진통을 겪고 있다.
교직원과 학생 대표들이 참여해 학칙, 예산 등 대학 운영사항을 심의하는 대학평의원회가 없는 곳부터 선출과정에서 갈등이 생긴 곳까지 배경도 제각각이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4일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평의원회 설립을 촉구했다.
이들은 "고려대와 연세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대학평의원회를 구성한 적이 없다"며 "학교는 총학생회의 지속적인 요구와 교육부의 제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평의원회가 없는 사학은 학생과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대학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면서 "학과 통폐합과 수백억원 규모의 공사도 마음대로 강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부는 비민주적 대학 운영이 근절되도록 보다 적극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순영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몇 년 동안 학교에 대학평의원회 설립을 요구해도 '올해안에 설립하겠다'며 미뤄 도대체 무엇을 꺼리는지 모르겠다"며 "학생, 동문, 교직원은 학교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경우 제1기 대학평의원회 교수대표 선출과정을 놓고 교수협의회와 학교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1일 이화여대 교수협은 서울서부지법에 교수 평의원 구성을 지적하며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이날 교수협은 평의원 선거가 공론화없이 진행됐고 평의원 4명 중 3명은 학장으로 구성돼 민주적 대학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평의회 구성을 위해 각 전공과 대학 및 대학원 교수회에서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를 진행했다"며 "스스로 교수평의원 선출 투표에 참여한 상황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비상식적 태도"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대학평의원회는 지난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 당시 설립이 의무화됐고 교육부는 지난 8월 평의회를 설치하지 않은 고려대, 성균관대 등 7개 사립대에 불이행시 이사회 임원 취임 승인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ang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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