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백양로 사업', 일부 교수들과 갈등

230명 평교수 "충분한 연구·토론 거쳐야"
학교 "2년간 거쳐온 논의 무시하고 있다"

연세대 '백양로 재창조 사업' 완공 후 조감도.(연세대 제공) © News1

연세대학교가 '백양로 재창조 사업'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교수들과 학교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230여명 평교수들은 백양로 사업이 졸속 사업이라며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은 일부 교수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연세캠퍼스를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교수 모임)은 5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분한 연구와 토론을 거친 후 백양로 활용방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양로 사업은 정문에서 본관으로 이어진 백양로상의 차량통행과 주차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친환경 녹지·광장을 조성하는 작업으로 2015년 완공 예정이다.

이날 교수 모임은 "현대의 건축기술로 지하공간이 훌륭한 생태 건축물이 될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미래에는 더 나은 기술로 더 훌륭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만일 주차장이 정말 필요하다면 백양로가 아니라 야구장에 공사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지하주차장 등으로 백양로 지하공간의 생태학적 잠재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백양로상 차량통행과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900억원이 투입되는 백양로 사업자금이 모금 등을 통해 조달될 계획인 만큼 장학·연구기금이 줄어들어 학생과 교수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 교수모임은 "백양로 사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한 번도 발표된 적이 없고 설계를 공모하면서도 법적 최소 기간인 21일로 제한해 제대로 된 경쟁조차 없었다"며 "선의였지만 졸속임을 인정하고 대화의 창문을 여는 총장의 용감한 결단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영세 기획실장은 "총장 선출이 있었던 재작년 11월부터 현 총장이 단과대를 돌아다니면서 교수·, 교직원들로부터 인정 받은 사업"이라며 "일부 교수들이 자기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지난 2년여간 거쳐온 논의과정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백양로 사업으로 장학·연구기금이 줄어들 것이란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전 교수와 직원들을 상대로 비전 컨퍼런스를 열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자신들이 참석하지 않은채 발표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백양로 사업으로 기존 공간에는 지상 1층, 지하 4층에 연면적 6만4000여㎡ 규모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지하에는 라운지, 강당, 편의시설 등 문화복지시설과 차량 1050대를 수용할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백양로는 1969년 현재 모습을 갖춘 이래 1970~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지만 최근 보행자·차량 혼재로 인한 안전위협, 토지이용의 효율성 저하 등 이유로 재정비 논의가 있어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