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람회 사건' 피해자 가족에 국가배상 인정

사면·복권 이후 혼인 출생 유·가족은 해당 안돼

아람회 사건은 중학교 동창인 박모씨(56)와 이들의 은사인 황씨 등 7명이 1980년 말경 ‘전두환 광주 살육작전' 등의 유인물을 배포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기소돼 징역 1년6개월∼10년형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이들은 2007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재심 권고 결정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바 있다.

서울 중앙지법 민사29부(부장판사 손지호)는 아람회 사건의 피해자인 황보씨의 가족이 억울하게 특수 공안사건의 전과자 가족으로 낙인찍히는 등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수사·체포·구속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구타 및 가혹행위를 통해 허위의 자백을 받아내는 방법 등으로 증거를 조작해 황보씨를 구속 기소했다"며 "증명력이 부족하거나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로 아람회 사건을 유죄로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황보씨 가족이 황보씨가 장기간 투옥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느꼈을 고통과 특수 공안사건의 전과자 가족으로 낙인찍힘에 따라 받았을 고통 역시 인정된다"면서 "국가가 가족들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해서는 "사건이 발생하고 오랜 세월이 흘러 물가와 국민소득수준 등이 상승하는 등 변동이 있다"면서 "위자료배상채무에 대한 지연손해금 기산점을 이 사건 변론종결시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황보씨의 부모에게는 각 3억원씩, 황보씨의 동생들에게는 각 1억원씩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황보씨의 가족을 제외한 또다른 아람회 사건의 피해자인 박씨 등 6명의 가족 및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씨 등의 가족 및 유족은 아람회 사건 피해자들이 사면·복권된 이후에 혼인을 한 처이거나 그 이후에 출생한 자녀들"이라면서 "국가의 가해행위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인적관계에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소멸시효로 인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국가의 주장 역시 "재심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 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지난 1월 대법원은 '아람회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박씨 등 피해자 및 가족·유족 3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역시 이번 판결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배상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줄여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바 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시점을 피해자들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1982∼1983년을 기준으로 봤지만, 대법원은 변론이 끝난 지난해 2월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와 가족은 실제로 받을 총 금액이 당초 206억원에서 대법원 판결로 인해 90억여원으로 줄어들자 "대법원 판결은 원심의 국가 불법행위에 대한 적정한 위자료산정의 사실심 재량을 합리적 이유없이 배척하는 등 위헌적인 판결이다"며 지난 4월 11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