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중수청·공소청·경찰청 4대 수장 공백…현실 된 개문발차
[중수청·공소청 출범] ②김승원 논란 속 사퇴…중수청장은 지명만
검찰총장, 경찰청장 1년 넘게 공석…새 형사사법체계 혼란 불가피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법무부,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그리고 경찰청까지 주요 권력기관 4곳 모두 수장을 갖추지 못한 채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맞이하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체계가 전환되는 시점에 수뇌부 공백으로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0월 2일부터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권 없이 기소와 공소 유지 업무를 맡는 공소청이 출범한다. 동시에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도 문을 연다.
법무부는 이진수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어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수리하면서 법무부 장관 자리는 공석이 됐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리에 오르고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거쳤지만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부터 가족 특혜 의혹까지 좀처럼 논란이 진화되지 않으면서 결국 자진사퇴했다.
김 의원의 후보자 사퇴로 법무부는 장관 공석 상태에서 형사사법체계를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 장관 인선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갔고, 법무부 장관이 제청권자인 검찰총장(공소청장) 인선 작업 역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총장 직무대행 체제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7월 1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1년 3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다.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에 이어 직무를 대행하던 구자현 차장은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지난 7월 31일에 사직서를 냈고, 사직서는 약 두 달 만인 지난 22일 최종 수리됐다.
이정현 수원고검장(사법연수원 27기)이 대검찰청 차장으로 임명되면서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다만 공소청 출범이 임박한 현재까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총장은 법무부가 추천위를 구성해 후보자를 3명 이상 추천하면 장관이 그중 1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 절차도 대통령 지명 후 3주가량 진척이 없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가 검찰 재직 시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검찰주의자 또는 '친윤'(親尹)이라는 비판을 제기했고 청와대는 추가 검증에 들어갔다.
다만 행정안전부는 김 후보자가 사회적 약자와 범죄피해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검수완박을 반대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윤 전 총장 행위가 비위에 해당할 수 있지만 징계 절차 과정이 일부 부적정하다고 판단해 직무 정지와 징계를 재고해 달라는 취지로 성명에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은 아직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지난 7일 김 후보자를 제청하고 이 대통령이 8일 지명한 것을 고려하면 3주가량 인선이 지연된 셈이다. 정부는 당초 중수청 개청 전인 이달 하순 김 후보자를 임명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추가 검증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사실상 개청 전 임명이 불가능해졌다.
새롭게 출범하는 공소청·중수청과 협업을 해나가야 하는 경찰청의 수장 자리는 1년 9개월 넘게 공석이다. 경찰청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의 직무가 정지된 후 대행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호영·유재성 전 차장에 이어 김종철 차장이 세 번째 직무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형사사법체계 전환으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대폭 확대되는 이른바 '공룡경찰'이 탄생하는 시점에서 대행 체제가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권한 확대에 걸맞은 수사 역량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수청이 담당하는 중대범죄를 제외한 수사를 경찰에 온전히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워야 한다. 경찰은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광주 장윤기 부실 수사' 등 각종 논란으로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1년 넘게 치안과 범죄 수사의 리더십 공백 상태를 방치해온 게 이재명 정권"이라면서 "10월 2일이면 검찰청이 해체되고 새 형사사법시스템이 출범하는데, 이대로 가면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 중수청장, 공소청장 등 4대 기관 수장의 전원 공석 상태에서 개문발차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개문발차'식 출범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공소청장이 없고 장관이 없어도 기관 자체는 만들어지고 운영될 수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일이 꼬이고 사건 처리가 안 될 수 있다"며 "황당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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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는 10월 2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고, 경찰의 권한은 커진다.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6대 중대범죄와 법왜곡죄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그러나 공소청과 중수청의 개문발차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경찰 견제론은 커지고 있다. <뉴스1>은 72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대격변의 내용을 진단하고, 개정 형사소송법의 조기 안착을 위해 필요한 점들은 무엇인지 총 6편의 기사로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