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이어지지만 재판상 이혼은 매년 감소…이유는?

이혼 거부감 줄면서 조기 정리 가능한 '협의 이혼' 선호
AI 등 관련 정보 얻어 당사자 협의 통해 이혼 진행도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재산분할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CVO의 이혼 등 '세기의 이혼' 사건이 주목받고 있지만, 법원에 접수되는 재판상 이혼 건수는 매년 감소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 전문가들은 이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조기에 정리할 수 있는 협의 이혼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이혼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져 재판으로까지 가지 않는 추세가 담겼다는 분석을 내놨다.

26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4년 1심 재판상 이혼 사건 접수 건수는 2만6849건을 기록해 2023년 2만7501건에 비해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2만9861건을 기록해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가사 사건 접수 건수는 2023년 18만2226건에서 2024년 19만2530건으로 5.6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재판상 이혼 사건 접수 건수의 감소세는 더욱 눈에 띈다.

법조계에서는 이혼에 대한 인식과 감정이 달라졌다는 점이 큰 이유로 꼽힌다. 기존에는 한 당사자가 이혼을 원하더라도 다른 당사자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재판으로까지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전보다 이혼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줄어 최대한 협의한 후 협의 이혼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가사소년전문법관 출신인 이은정 법무법인 두현 변호사는 "이혼에 대한 인식과 감정이 예전과 달라져 이혼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어 일정 부분 조건만 맞추면 협의 이혼을 택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는 유책 배우자가 한쪽인 경우가 많았는데, 쌍방에 책임이 있는 경우도 있어 이를 법정에서 다투기보다 재산분할 측면도 원만하게 종결할 수 있는 협의 이혼을 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AI를 통해 이혼 관련 정보를 얻을 방법이 많아지면서 양측이 충분히 정리한 뒤 협의 이혼 과정을 밟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가사 사건을 다수 다루는 김진미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는 "이혼 관련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기 때문에 실제 변호사를 찾기 전에도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협의하고 오는 사례도 많다"며 "협의 이혼은 당사자가 직접 법원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그럴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협의 이혼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협의 이혼으로 진행한 뒤 협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아 이행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으로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협의 이혼하기로 한 뒤 재산과 관련해 협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 등기 등 절차를 이행하라는 민사 소송으로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며 "협의 이혼에 이르지 못해 반대로 재판상 이혼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