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 후 김치냉장고 11개월 은닉' 30대 징역 30년 확정
1년간 메신저로만 연락하는 언니 수상하게 여긴 동생 신고로 발각
시신 은닉 위해 직접 김치냉장고 구입…피해자 명의로 대출받기도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약 11개월간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40대의 징역 30년 형이 확정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이 모 씨(41)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형을 확정했다.
이 씨는 2024년 10월 21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 A 씨를 살해한 뒤 김치냉장고에 시신을 숨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경기 화성 동탄 경찰서에 실종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A 씨 동생이 언니가 1년 동안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공조 요청을 받고 수사에 나선 군산경찰서는 같은 날 오후 수송동의 한 원룸에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이 씨는 A 씨 살해 이후 연락이 오는 A 씨 가족에게 메신저로 답하고, 빌라 월세를 납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직접 김치냉장고를 구입했으며, A 씨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보험을 해지한 뒤 받은 돈 8800만 원 상당을 가로채는 등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11개월간 차디찬 김치냉장고에 시체를 보관하며 마지막까지 고인의 존엄성을 훼손했고,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어 중형을 선고해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2심 재판 과정에서 유족에게 1500만 원을 형사공탁 했으나, 양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유족은 수령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형사 공탁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며 징역 30년형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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