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누명' 강기훈, 추가배상 확정…사건 35년만

대법, 재상고심 심리불속행 기각…6700만 원 추가

강기훈 씨/뉴스1 DB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유서대필 조작사건' 피해자 강기훈 씨와 가족에게 국가가 약 6700만 원을 추가로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은 지난 10일 강 씨와 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에서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5월 파기환송심에서 국가가 강 씨에게 5300여만 원, 강 씨 아내에게 500만 원, 강 씨의 두 동생에게 각각 430여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서대필 조작사건'은 1991년 5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던 김기설 씨(당시 25세)가 분신하자 검찰이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강 씨를 기소한 사건이다.

강 씨는 징역 3년이 확정돼 복역했지만 재심을 청구해 2014년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듬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2015년 11월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인권을 유린한 조작사건"이라며 국가와 당시 수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총 3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17년 1심은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해 형사보상금 등을 공제한 총 배상액을 약 6억 8000만 원으로 인정했다. 2018년 항소심에서는 총 배상액이 약 9억 2000만 원으로 늘었다.

다만 1심과 2심 모두 위법한 조사와 변호인 접견 침해, 피의사실 공표 등 당시의 개별 수사행위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는 소멸시효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2년 상고심에서 달리 판단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중대한 인권침해·조작 의혹 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는 국가배상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강신욱 전 대법관과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 등 개개인에 대한 배상 청구를 소멸시효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지난 5월 "개별 불법행위, 위법 조사, 변호인 접견 침해, 피의사실 공표 등에 대한 위자료를 추가로 정했다"며 개별 수사 과정에서 생긴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 총 6700만 원을 추가로 인정했고, 지난 10일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최종 확정됐다.

다만 강 씨 측이 주장한 검찰의 무죄 증거 은폐 및 폐기, 수사와 공소유지 전반의 '조직적 사건 조작'의 위법성은 끝내 인정되지 않았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