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曺대법원장, 차담까지 나눴는데…'대법관 제청' 갈등 향방은
'추천위 재구성' vs '나머지 3명 중 1명'? 갈등 장기화할 수도
김성수 신임 대법관 "재판 독립 지킬 것"…소부 재판부 재편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청와대가 대법관 재제청을 요청한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만나면서 대법관 제청 갈등의 향방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21일 청와대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 대접견실에서 김성수 신임 대법관에 대한 임명장과 이흥구 전 대법관에 대한 서훈을 수여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수여식에 참석한 조 대법원장, 이흥구 전 대법관, 김성수 신임 대법관과 함께 차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신임·퇴임 대법관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는 것뿐만 아니라 대법관 제청 갈등을 둘러싼 이야기도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입장이 갈렸을 수 있다.
조 대법원장이 최근 일주일 동안 공식 석상에서 세 차례나 '사법권 독립'을 강조하면서 과거 전례에 따라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청와대 등 여권은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의 추천 후보자 중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 중 1명을 재제청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대법원장의 '사법권 독립'을 강조한 이 같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국가 기관들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대법원장의 제청권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임명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번 차담이 결국 조 대법원장과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의 자리였다면 대법관 제청 갈등은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과 멕시코 국빈 방문을 위해 6박 7일간의 순방길에 오르는데, 임명권자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관련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7일 퇴임한 이흥구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지만,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선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간 대법관 인선 시에는 대법원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사전 조율을 거쳐 공감대가 형성된 뒤 대면 제청하는 게 관행이었는데, 조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손 부장판사에 대해 서면 제청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김성수 대법관 임명으로 대법관 14명 중 1명만 공석인 상태가 됐다. 또 김 대법관의 합류로 대법원 소부 재판부는 1부 천대엽·서경환·신숙희·마용주, 2부 오경미·권영준·박영재·김성수, 3부 오석준·엄상필·이숙연 대법관으로 재편됐다.
김 대법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2층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부가 흔들림 없이 재판 독립의 원칙을 지키며, 주권자인 국민이 사법부에 부여한 막중한 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음을 느끼고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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