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투자금 딴 데 쓰고…리스 람보르기니까지 담보 넘긴 개발업자의 최후

숭인동에 쓴다던 8억, 장안동 땅 매입에…1억 차용 사기도
법원 "죄질 상당히 불량…실형 선고 불가피" 징역 4년 선고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 종로구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쓰겠다며 지인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8억 원을 다른 부동산 사업에 사용하고, 리스한 고가의 람보르기니 차량까지 담보로 맡긴 부동산 개발업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김회근 판사는 최근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49)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7개 법인을 운영하며 토지를 매입해 건물을 짓고 분양하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21년 10월 지인 2명에게 "서울 종로구 숭인동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투자금을 사용하겠다"며 4억 원씩 총 8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투자 원금을 10개월 뒤 돌려주고, 2년 뒤에는 수익금으로 5억 원씩 총 10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돈을 갚지 못하면 자신이 운영하는 다른 법인의 주식 50%를 양도하겠다는 계약서도 작성했다.

그러나 A 씨는 받은 8억 원을 숭인동 오피스텔 사업이 아닌 자신이 별도로 추진하던 동대문구 장안동 부동산 개발사업의 토지 매입 자금으로 사용했다.

A 씨는 이듬해 9월 또 다른 지인에게 "새로 이사할 집의 보증금 1억 원이 부족하다. 기존 집 보증금을 돌려받아 바로 갚겠다"고 속여 1억 원을 빌린 혐의도 있다.

하지만 새집 보증금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빌린 돈으로 모두 납부된 상태였고, 기존 집에서 돌려받을 보증금도 4000만 원에 불과했다. 빌린 돈 상당액은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됐다.

아울러 A 씨는 2022년 6월 자신이 운영하는 법인 명의로 시가 4억8000만 원 상당의 람보르기니 우르스를 리스한 뒤 이듬해 대출업자에게 7000만 원을 빌리면서 해당 차량을 담보로 넘겼다. 이후 리스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됐지만 차량을 반환하지 않았다.

A 씨 측은 재판에서 "투자자들에게 장안동 개발사업에 돈을 사용할 것이라고 알렸고 당시 변제 능력도 있었다"며 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람보르기니 역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잠시 맡기고 돈을 빌린 것일 뿐 횡령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투자계약서에 숭인동 사업에 투자한다고 명시돼 있고, 투자금을 담보하기 위해 작성된 사업시행포기각서 역시 숭인동 사업에 관한 것이라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숭인동 사업의 진행 현황과 위험성, 수익성 등을 검토한 뒤 투자계약을 체결했다"며 "투자금이 다른 사업에 사용될 것임을 알았다면 8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스 차량에 대해서도 "차량을 임의로 담보로 제공하고 계약 해지에도 반환을 거부한 것은 그 자체로 횡령행위"라며 "리스 당시 납부 능력이 있었고 실제 절반 가까운 리스료를 냈다는 사정은 횡령죄 성립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고 재산상 피해가 커 죄책도 대단히 무겁다"며 "현재까지 유의미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1억 원을 빌린 피해자에게 2000만 원을 갚고 조건부로 합의한 점과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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