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락사무소 폭파' 북한, 446억 배상해야"(종합)

북한 상대 첫 정부 손배소…실제 집행 쉽지 않아
통일부 "필요 조치 검토…남북대화 재개되길"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채 방치된 모습. 2021.1.4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한상희 기자 = 정부가 6년 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을 상대로 낸 40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16일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북한이 우리 정부에 약 446억2641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소송 비용도 북한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북한 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최초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원고는 '대한민국'이며 피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같은 해 9월 개성공단에 설치됐다.

그러나 북한은 2년 뒤인 2020년 6월 16일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이에 대한 반발 및 대응 차원에서 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연락사무소가 설치된 공단의 토지는 북한 소유지만 건설비로 우리 세금 약 180억 원이 투입됐기 때문에 북한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청구액 약 446억 원은 북한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연락사무소 청사 건물(약 102억 원)과 인접한 종합지원센터 건물(약 344억 원)의 손해액을 합한 액수다.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6월 접수된 후 1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그간 북한에 대한 서류 송달 등이 어려워 재판이 사실상 보류되다가 2024년 12월 정부의 공시송달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면서 소송이 진행됐다.

공시송달이란 통상적인 방법으로 소송서류를 송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 게시 등을 거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통일부는 이날 판결에 대해 "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며 "정부는 남북대화가 재개되어 모든 남북 간 문제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우리 법원의 법적 조치가 북한에 실제적인 효력을 미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받더라도 이를 강제로 집행할 수 없어서다.

또 북한 당국을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는 방안의 경우 상호 동의에 기초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제소하더라도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회부 자체를 할 수 없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의 배상 판결이 나서 북한 측에서 뉴스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집행이 이뤄지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