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조사비 대납' 김한정, "오 시장 관계 없고" 통화 녹음 제출

명태균과의 통화 파일…"거기서 원한 것 아니고 내 혼자"
항소심 재판부, 다음 공판에서 녹취 증거 채택 여부 결정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9.11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여론 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납 당사자로 지목된 사업가 김한정 씨의 항소심에서 "오 시장이 (여론조사 추진과) 관계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이 제출됐다.

김 씨와 브로커 명태균 씨가 나눈 통화 녹음 파일로, 재판부는 오는 16일 공판에서 이를 증거로 활용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 측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에 자신과 명 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제출했다.

김 씨는 오 시장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와 명 씨의 통화 시점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 중이던 3월 6일과 13일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명 씨에게 "'프로테이지(지지율) 잘 나오게 하겠습니다' 해서 나는 뭐 네 얘기 듣고 했는데, 그 결과가 그렇게 안 되고"라며 명 씨가 여론조사에 지지율이 잘 나오게 하겠다고 했지만, 결과가 그렇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다른 통화에서 김 씨는 "거기서 원해,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의 요청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명 씨는 김 씨에게 "나는 형님하고 오 시장의 관계를 잘 몰랐으니까", "그것도 오 시장이 (김 씨를) 직접 소개해 준 게 아니다", "오 시장 관계없이 형님하고, 형님이 도와주고 해서"라고 말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 씨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박정호 기자

특히 명 씨는 김 씨에게 "돈 3000만 원 날라갔어예"라며 "화요일에 돈 더 돌려주십시오. 내가 오세훈한테 10원짜리 하나 달란 말 안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 안 봅니다"라고 김 씨에게 직접 비용을 달라는 표현까지 했다.

김 씨 측은 이 녹음 파일을 토대로 공소사실의 기본 전제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참고 자료로 제출하면 어떠냐"고 했으나 변호인 측은 "명 씨 증언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증거로 제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공판에서 이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증거로 채택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후원자 김 씨에게 33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1심은 오 시장에 대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1심에서 오 시장의 비용 대납이 인정된 여론조사는 총 10회 중 5회로, 금액으로 따지면 2100만 원 상당이다.

오 시장 측은 1심 선고 당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 형이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고 앞으로 5년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