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비화폰 삭제' 박종준 2심도 징역 3년 구형…내달 14일 선고

박종준 측 "증거인멸 고의 없어…1심 무죄 유지해 달라"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2026.7.9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2·3 비상계엄 이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15일 서울고법 형사12-2부(고법판사 조진구 김민아 이승철) 심리로 열린 박 전 처장의 증거인멸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공소사실이 인정되고 범행의 중대성도 인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1심에서의 구형량과 같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경호처장으로서 비상계엄 선포 무렵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며 군경의 국회 봉쇄를 모두 목격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용된 비화폰의 정보를 삭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관리기관의 장이기도 한 피고인은 비화폰이라는 중요한 통신수단을 안전하게 관리할 권리를 가진 만큼 그 안의 내용을 잃지 않을 책임도 있다"며 "착오에서 비롯된 범행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불리한 자료가 제출되면 변명을 바꾸고, 비화폰 삭제 효과를 보고받은 사실도 부인하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 전 처장 측은 증거인멸의 고의가 없었다며 특검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무죄 판단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처장 측은 비화폰 계정 삭제 조치에 대해 "경호처장으로서 부여된 경호 및 보안유지라는 직무수행 과정에서 이뤄진 업무처리였다"며 "범죄를 저지르면서까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나 탄핵소추를 저지할 이유도 동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증거인멸 고의가 있음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는지 면밀히 살펴달라"며 "(유죄 판단이 나오더라도) 사건 경위와 당시 상황, 피고인의 동기와 의도, 실질적인 법익 침해가 있었는지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최대한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전 처장은 최후진술에서 "실무자 의견을 존중해 관련 규정과 원칙에 따라 업무처리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여러 아쉽고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도 "경호처의 조치를 증거인멸 의도라고 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끝내고 다음 달 14일에 선고하기로 했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당시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국회를 통해 공개된 것을 문제 삼으며 "홍장원이 해임됐다는 말도 있던데 비화폰 회수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당시 홍 전 차장은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로, 면직 처리가 끝나는 대로 국정원 보안부서에 비화폰을 반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은 박 전 처장에게 "홍 전 차장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연락 두절이라 비화폰 회수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박 전 처장은 비화폰을 원격 로그아웃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 등 전자정보도 함께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1심은 이같은 삭제 조치가 보안 조치로서 미흡했다고 하더라도 증거를 인멸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박 전 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