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80대 친조부 살해' 20대 손녀에 징역 20년 구형
변호인 "살인 아닌 우발적 상해치사"…부친·백부도 선처 호소
A 씨 "할아버지 고함에 겁먹고 판단력 잃어…죽을 때까지 속죄"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친할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대학생 손녀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5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최경서) 심리로 열린 A 씨의 존속살해 혐의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 씨 측은 최후변론에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존속살해가 아닌 존속상해치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 씨 변호인은 "이 사건은 살인이 아닌 A 씨의 특수한 가정환경과 오랜 갈등 끝에 벌어진 우발적인 상해치사로 판단돼야 한다"며 "사건 당일 다시 피해자와 다툼이 시작됐고 계속되는 욕설과 위협 속에서 A 씨가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것이 아니라 겁을 줘 폭력을 멈추게 하려는 생각이었다"며 "A 씨가 피해자의 급소가 아닌 어깨 부위를 겨냥했고 범행 직후 직접 신고한 뒤 구조대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인터넷 검색 기록과 인공지능(AI)에 질문한 기록 역시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도움을 구한 흔적일 뿐 살해의 계획이나 고의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아들이자 A 씨의 아버지와 큰아버지 역시 이 비극의 배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A 씨의 처벌을 원치 않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할아버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생각하면 죄책감이 너무 크다"고 울먹였다.
A 씨는 "제가 과거에 어떤 일을 당했든, 당일 상황이 어땠든 칼을 들고 직계존속을 겨누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심지어 찌르기까지 한 것은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다만 A 씨는 할아버지를 숨지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범행 당시 할아버지의 고함 등에 겁을 먹고 판단력을 잃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다"며 "죽을 때까지 속죄하겠다. 할아버지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A 씨는 지난 5월 18일 오전 11시 53분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할아버지와 말다툼하던 중 과도로 할아버지의 어깨 부위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인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폐 손상 및 저혈류성 쇼크 등으로 결국 숨졌다.
A 씨는 국내 한 사립 명문대에 진학한 뒤 2023년 겨울부터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갈등을 겪었고, 범행 당일에도 할아버지와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인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직접 112에 신고한 A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됐으며,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6월 A 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0월 2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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