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연 '술 접대' 권익위 판단은…"결제 공모했다면 총액 기준"

권익위 "결재 방식 합의 여부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 판단"
지귀연 측 "후배 모임 잠시 참석…제공 액수 100만 원 안 넘어"

지귀연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9 ⓒ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두 사람이 접대 비용을 다른 날 결제했더라도 사전 공모했다면 최종 제공된 금품 총액을 기준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 해석이 나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같은 권익위 판단을 참고해 '술 접대 의혹'을 받는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기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4일 지 부장판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2023년 변호사 A, B 씨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409만 원 상당을 결제하도록 해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향응을 받았다고 봤다.

지 부장판사 공소장에 따르면 당일 1차 식사 비용 15만 5000원은 지 부장판사가 결제했고, 2차 주점 비용 409만 원은 두 변호사가 나누어 결제했다.

공수처는 이를 바탕으로 총 주점 비용에서 1차 식사비를 뺀 금액을 세 명으로 나눈 131만 1666원을 지 부장판사가 수수한 금액으로 산정했다.

지 부장판사 측은 "후배들과의 모임에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나왔을 뿐"이라며 "직무 관련성 내지 대가성도 없던 자리였고, 이는 공수처 수사 결과에서도 인정됐다"고 했다.

이어 "설령 끝까지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동일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금품 등 액수가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아 청탁금지법 위반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익위는 두 사람이 결제 방식을 합의하는 등 공동 제공을 공모했다면, 최종적으로 제공된 금품 총액에 대한 제공을 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해당 사건 관련 공수처 질의에 "A, B가 공모했는지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달라진다"고 회신했다.

권익위는 "두 사람이 각자 의사에 따라 2차 비용을 제공했다면 각각으로부터 100만 원 미만을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전 공모가 없었다면 A, B가 각각 결제한 2차 비용(236만 원·173만 원)에서 지 부장판사가 지불한 1차 비용을 뺀 뒤, 이를 2차 인원인 3명으로 나눠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경우 지 부장판사가 수수한 금액은 A 변호사로부터 73만 원, B 변호사로부터 52만 원가량이 돼 형사처벌 기준인 100만 원을 넘지 않게 된다.

권익위는 "두 사람이 결제 방식을 합의하는 등 금품 등을 공동으로 제공하고자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분담 비용을 구분하지 않고 각각으로부터 약 131만 원을 제공받은 것이 돼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귀 기관(공수처)이 두 사람의 공모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적의 판단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일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박지혜 기자

즉, 공수처는 두 변호사가 공모해 2차 비용을 결제했다고 판단한 셈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은 그 당일, 나머지 한 사람은 다음 날 입금해 시기만 조금 달랐을 뿐 한 주대 대금에 관한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 처장은 "두 변호사가 같이 접대한 것이기 때문에 동일인으로부터 100만 원 이상을 접대받았을 때 처벌하도록 한 법 개념에 포섭된다고 보았다"며 "권익위 사실 조회 결과도 수사 보고에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 부장판사 1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4기)가 심리한다. 첫 공판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사건은 당초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에게 배당됐었다. 하지만 지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 부장판사가 재배당을 요구하며 재판부가 변경됐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