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로키]김승원, "檢 판단할 문제" 정성호와 다를까
후임으로 김승원 의원 지명…'檢개혁 강경론자' '합리적 조정자'
李 공소취소 추진 여부 주목…인사청문회 때 어떤 메시지 낼까
- 이승환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최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라고 부른 게 논란이 됐다. 김 대표가 3부 요인을 상징하는 대법원장 대신 씨를 붙인 것은 평가절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정치인의 발언이나 글은 그만큼 중요하다. 취지나 맥락을 고려해 해석의 여지를 주는 '정치적으로 계산된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선인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이임식 때 한 발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부담감이 사퇴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법무부 장관이 공소취소하고 안하고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적법하지 않은 불법 수사에 의해 기소됐다고 하면 검찰이 판단할 문제 아니겠나.
그는 "공소취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의를 표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윤석열 정부 시절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및 기소를 비판하는 취지였다.
그러나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며 공소취소를 검찰의 공으로 넘겼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정 전 장관이 공소취소 문제와 선을 긋고 싶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4월 범여권이 발의한 조작 기소 특검법안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 대상인 12건 가운데 8건이 이 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이다. 특검이 사실상 수사 대상 사건의 공소 취소를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법안에 명시돼 논란이 거셌다.
쌍방울 대북 송금과 대장동 사건 등 특검의 수사 대상은 이후 40여 일 뒤 발족한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의 조사 대상으로도 선정됐다. 미래위 조사 대상 사건 19건 중 8건이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미래위의 취지는 검찰의 수사나 기소가 적절했는지 살피는 것이다. 문제는 '발족 시점'이다. 미래위가 특검의 공소취소 명분을 쌓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오늘(30일) 정 전 장관의 후임으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 의원에 대한 여권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검찰개혁 강경파이지만 발언 톤이 세지 않고 합리적인 성향으로 갈등 조정에 장점을 보였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도 공소청 개청 등 검찰개혁 후속 과제를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차질 없이 임무를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해 지명했을 것이다.
관건은 공소취소에 대한 그의 입장이다. 김 의원은 여권의 공소 취소 모임 공동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지난 28일 국회의원 워크숍에선 "조작 기소 사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 출범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취소는 공식 논의 전이기 때문에, 의견은 수렴했지만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여기서 워크숍 발언의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이 그를 지명하기 이틀 전이었다. 그때 이미 장관 지명과 관련한 언질은 조금이라도 받지 않았을까. 김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범여권의 조작기소 특검 출범 움직임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을 지우기 어렵다.
친명(친이재명)계인 그의 발언과 조직기소 특검법안의 관련 조항, 검찰 미래위의 조사 대상 등을 모두 고려하면 조작기소 특검이 공소취소 추진을 위한 '빌드업'(밑작업)이 될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에 이른다. 김 의원의 지명은 공소취소와 분리해 평가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의 인사청문회에서도 공소취소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온 국민이 김 의원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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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영어 단어 로키(lowkey)는 '사실은' '은근히' '조용히' 등을 뜻합니다. 최근 영미권 MZ세대들 사이에선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은근히 표현할 때' 쓰입니다. 솔직하되 절제된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