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관저 감사팀에 "尹 대통령 권위 손상되지 않도록 하라"

대통령실이 문서 제출 언짢아하자 '문서 요구 금지' 지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7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0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관저 이전 현장 감사팀으로부터 정상적 감사 수행이 어렵다는 보고를 받고 "대통령 권위는 손상되지 않도록 하라"로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유 위원은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를 총괄 지휘하며 현장 감사단에 이런 취지로 지시했다.

당시 수석 감사관은 2023년 2월 16일쯤 유 위원에게 "(대통령비서실·경호처가)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감사팀이 현장에도 못 가게 막고 있다"며 "이대로는 감사 수행이 불가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유 위원은 "현장 상황은 알겠습니다. 원칙대로 감사하세요. 그래도 대통령 권위는 손상되지 않도록 하세요"라고 답했다. 특검은 이를 대통령비서실 감사 강도를 조절하라는 취지의 지시로 판단했다.

유 위원은 같은 해 2월 중순쯤 대통령실이 문서 자료 제출 요구를 언짢아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 그는 이후 감사단장을 불러 "대통령실에 문서(공문)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유 위원은 감사원 출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최 모 씨를 통해 감사 착수를 부담스러워하는 내부 분위기를 전달받은 뒤 "알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 위원은 이 밖에도 대통령비서실과 21그램 관계자 등의 대면 및 문답 조사를 사실상 금지하고 서면 조사만 진행하도록 관저 감사팀을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유 위원이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을 "대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사 평가를 자의적으로 조정한 정황도 포착했다.

유 위원은 사무총장 취임 직후인 2023년 1월 감사원 직원들의 전년도 인사 평정 결과를 임의로 뒤집었다. 유 위원은 당시 최종 결과 검토 및 결재 권한만 있을 뿐, 개별 평가 서열을 변경할 권한은 없었다.

또 간부회의에서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성원에게 "수십 년 묵은 때", "도둑놈"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유 위원이 감사원 내부에서 사조직 '타이거파'를 구성하고, 그중 각별히 가까운 이들을 '찐타이거파'로 지칭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특검팀은 유 위원을 지난 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감사 결과를 축소 혹은 은폐하고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