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진학사 대학 리뷰, 경쟁사 아이디어 도용이라 단정 못 해"

'진학사가 텐덤에 2000만원 배상' 2심 판결 파기환송
"데이터 무단 사용, 침해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증거 부족"

대학입시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19.7.11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경쟁사의 대학 리뷰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했더라도,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기술을 썼고 상대방의 데이터를 실제로 무단 사용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부정경쟁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입시 전문 기업 진학사가 교육 스타트업텐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텐덤은 2017년 12월 진학사와 대학 리뷰 서비스 '애드캠퍼스' 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진학사가 2019년 4월 이와 유사한 캠퍼스 리뷰 서비스를 출시하자 텐덤은 2020년 특허청에 진학사를 부정경쟁행위로 신고했다.

특허청은 2021년 진학사의 아이디어 부정 사용을 인정하고 금전적 배상을 권고하는 '시정권고 결정'을 내렸다.

진학사는 이에 불복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그러자 텐덤도 부정경쟁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냈다.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진학사의 부정경쟁행위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2심은 진학사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텐덤의 리뷰 데이터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무단 사용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진학사가 텐덤에 2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텐덤의 API가 대학 리뷰 서비스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데이터 조회 방법이고, 세부 내용도 일반적인 API와 크게 다르지 않아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진학사가 텐덤의 데이터를 무단 사용했는지에 관한 증명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텐덤)는 수많은 이 사건 리뷰 데이터 중 단 하나의 리뷰 데이터라도 원고(진학사)가 개발한 서비스에 사용됐음을 증명하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진학사는 서비스를 출시한 2019년 4월 25일 무렵부터 2020년 1월 30일까지 4차례의 이벤트를 통하여 리뷰 데이터를 직접 수집했다며 관련 증거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원고(진학사)는 2016년경부터 인터넷 강좌 리뷰 제공 서비스를 운영하고, 2017년경부터 취업 관련 기업 리뷰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했다"며 "리뷰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력이나 데이터 처리 방식에 관한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원고와 피고가 리뷰 서비스에서 경쟁 관계에 있을 수 있고, 서비스의 외형이 비슷해 서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해 혼동 가능성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고 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