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자 미리 정한 '들러리 입찰' 의혹…합수본, 선관위 강제수사(종합)

사전투표함 제작·선거물품 보관 용역 대상…입찰업체 관계자 2명 입건
입찰방해·업무상 배임 혐의…선관위 관계자도 입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6.8.7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 선거 물품을 납품할 업체를 미리 정해놓고 경쟁업체들이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입찰을 가장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경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경기 선관위, 입찰 참여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수본 본부장은 김태훈 차장검사가 맡고 있다.

수사 대상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중앙선관위가 발주한 10억 원대 관내 사전투표함 제작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부산·경남·경북 선관위가 각각 발주한 선거 물품 보관 용역계약이다. 지역 선관위의 용역계약 규모는 건별로 수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은 사전투표함 제작사업과 물품 보관 용역 관련 입찰 참여업체 관계자 1명씩 모두 2명을 입건했다.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선관위 관계자들도 함께 입건됐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입찰방해와 업무상 배임이다.

합수본이 의심하는 것은 이른바 '들러리 입찰'이다. 경쟁입찰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낙찰 예정 업체를 미리 정해놓고, 나머지 업체들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특정 업체가 낙찰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쟁업체들이 낙찰업체보다 높은 가격을 제출한 사실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가격이 높았다는 사실만으로 입찰 담합이 성립하는 것은 아닌 만큼, 업체들이 낙찰자를 정해놓고 투찰 가격 등을 사전에 협의했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선관위 관계자가 특정 업체의 낙찰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합수본이 업체 관계자뿐 아니라 선관위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입건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사전투표함 제작사업을 낙찰받은 업체는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출신 A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파악됐다.

앞서 A 씨와 그의 배우자·아들이 대표나 임원으로 참여한 업체 3곳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중앙·지역 선관위와 맺은 계약은 모두 103건, 175억 5323만 원 규모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90건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다.

다만 이들 업체가 선관위와 체결한 103건 전체가 이번 수사 대상인 것은 아니다. 현재 합수본이 들여다보는 계약은 중앙선관위의 사전투표함 제작사업과 부산·경남·경북 선관위의 선거 물품 보관 용역이다.

합수본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계약·입찰 자료 등을 분석해 업체 간 사전 공모 여부와 선관위 관계자의 개입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mark83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