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개인정보 게시도 '스토킹'…법원 유죄 판단 90% 넘어

법원 넓어진 '스토킹 인정' 판단…'온라인 스토킹'도 포함
"판결 시 강력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고려"

(서울=뉴스1) 문혜원 한수현 기자 = 법원에서 스토킹 범죄를 인정하는 기준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스토킹 행위로 인정되는 범위가 넓어졌고 사회적 인식이 변하면서다. 2021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기소된 피고인 수 자체도 급증했다.

1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중 자유형·집행유예·재산형·선고유예 등 유죄 판결을 받은 비율은 2022년 78.3%에서 2025년 90.6%로 높아졌다.

스토킹 정의 확대에 유죄 판결 증가

스토킹 행위 정의가 확대되면서 유죄 판결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7월 법이 개정되면서 단순히 따라다니거나 직장·주거지 등에서 기다리는 행위를 넘어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행위도 스토킹 행위로 규정됐다.

구체적으로 '상대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와 '정보통신망을 통해 상대방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자신이 상대방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도 스토킹 처벌법 적용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일례로 A 씨는 총 11번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해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결혼정보업체, 창업 업체, 자동차 장기리스 업체 등 각종 업체에 피해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넣고 상담을 신청해 피해자에게 연락이 가게 하는 식이었다.

여기에 더해 무고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되면서 A 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받았다.

유튜브에 전 연인의 개인정보를 반복적으로 올려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피고인 B 씨는 2024년 6월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같은 해 8월부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전 연인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된 문서 캡처본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9월 B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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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사불벌죄 규정 폐지로 공소기각 판결 급감

스토킹 처벌법이 지난 2021년 10월 시행된 이후 법원에 접수되는 형사 사건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시행 첫해인 2021년 10월~12월에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은 50명이었다.

이후 △2022년 1974명 △2023년 2757명 △2024년 3358명 △2025년 3549명으로 늘었다. 올해 1~5월에는 이미 1459명이 기소됐다.

스토킹처벌법 위반 사건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급감한 것도 특징이다. 법 시행 초기인 2022년과 2023년에는 공소기각 판결도 상당수 있었다. 공소기각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경우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지난 2022년 113명(전체 선고 인원 중 32.01%), 2023년 307명(11.71%)이었다. 그러나 2024년 85명(2.79%), 2025년 12명(0.36%), 2026년 1~5월 1명(0.07%) 수준으로 감소했다.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폐지된 영향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경우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종결됐지만 이제는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지법 부장판사는 "스토킹 사건으로 시작해 강력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판단할 때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염려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스토킹이 범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사회적으로 있었는데, 이제는 스토킹 심각성을 인지하면서 양형도 조금씩 세지고 있는 것 같다"며 "스토킹으로 고통받는 상황들이 늘면서 그런 추세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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