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대 횡령' 의혹 이호진 전 태광 회장,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이호진 측 "혐의 부인"…김기유 측 "사실관계 인정"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2024년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16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직원 급여를 빼돌려 3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이영선)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과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어 이 전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고, 김 전 의장은 출석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2008년부터 2023년까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임직원 계좌로 급여를 허위 지급한 뒤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약 31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이 전 회장을 지난 5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 전 의장이 이 전 회장과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고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태광그룹 소유 골프장인 태광컨트리클럽이 골프연습장 공사비 약 6억 원을 대신 부담하게 하고, 계열사 법인카드로 약 8000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회사에 7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도 의심한다.

이날 이 전 회장 측은 이같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아울러 검찰이 제출한 증거와 진술 대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김 전 의장 측은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를 전체적으로 인정했다. 다만 일부 혐의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재판부는 내달 11일에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증거 인부와 증인신문 절차 등을 정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24년 9월 이 전 회장과 김 전 의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혐의 입증이 어려운 일부 범죄사실은 제외하고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태광 측은 횡령·배임 등 혐의와 관련해 김 전 의장의 범행이며 이 전 회장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