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에 '소명 10분' 준 법무부 감찰위…"다 정해진건가 싶었다"(종합)

감찰위, 2시간30분 징계 심의…박상용 "녹취록 들어봤지만 잘못 하나도 없어"
朴 "감찰위원 추가 임명, 선수가 심판 바꾼 것…징계 내려져도 100% 취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비위 의혹으로 정직 징계가 청구된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13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진행되는 감찰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8.13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과천=뉴스1) 최동현 기자 이상혁 수습기자 =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진술 회유' 등 규정을 위반하고, 업무시간 중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한 혐의 등으로 징계가 청구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징계 안건을 13일 심의했다.

법무부 감찰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2시간30분가량 박 검사의 징계를 심의했다. 감찰위는 검사에 관한 중요 감찰 사건을 심의해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는 자문기구다.

박 검사는 이날 오후 4시34분쯤 법무부를 나와 "(모든) 징계 청구를 병합해 심의했고,'서민석 녹취록' 전문 재생을 요청해 약 30분짜리 녹취를 들은 뒤 소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5월 박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자백을 요구했다며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청구했다. 박 검사는 해당 녹취를 듣거나 보지 못했다며 '짜깁기'라고 반박해 왔다.

박 검사는 이날 2시간30분가량 검찰위에 출석했지만, 실제 주어진 소명 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고 했다. 징계 논란의 단초가 됐던 '연어 술 파티' 의혹에 대해선 한 차례도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혐의별로 하나하나 소명하라는 구조가 아니라 그냥 '할 말 있으면 하세요' 정도였다"며 "어떤 내용이든 물어보면 왜 징계 사유가 되지 않는지 설명하겠다고 했는데 위원 중 단 한 분도 질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검사는 서민석 녹취록에 대해 "다 들어봐도 내가 잘못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며 "서 변호사 측이 먼저 선처를 요구했고 저는 '지금 진술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도 녹취에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추가 징계 사유인 '업무 중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에 대해선 "집에서 글을 작성한 뒤 수사팀 등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게시한 것"이라며 "업무시간 중 게시에 들인 시간은 전체를 합쳐도 5분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단독 개최한 청문회에 참석하면서 서면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에 대해 "차장검사에게 국회에 간다고 말했고 검사장도 알고 있었다"며 "국회 출석을 언론 인터뷰와 동일하게 보고서면 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징계 사유로 삼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 검사는 "다른(징계 혐의) 부분도 전부 사실관계가 완전히 왜곡돼 있거나, 징계청구서 내에 허위사실이 들어가 있었다"며 "징계 청구된 사실 자체에 대해 감찰 위원들이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마저 들었다"고 했다.

박 검사는 "이미 (결론이) 다 정해진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감찰위가 자신에 대한 징계 권고를 정해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든 징계가 내려져도 100% 취소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비위 의혹으로 정직 징계가 청구된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13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진행되는 감찰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8.13 ⓒ 뉴스1 김진환 기자

박 검사는 법무부가 이날 감찰위 심의를 열기 직전에 감찰위원 5명을 추가 임명한 점에 대해도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감찰위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선수가 심판을 교체하거나, 재판에서 검사가 판사를 교체하는 등의 비슷한 행위로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면서 "제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건도 그렇게 처리되는 걸로 아는데 (부적절성과 우려를) 충실하게 감찰담당관께 전달했다"고 했다.

법무부 감찰위는 이르면 이날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를 의결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감찰위 의결을 참고해 향후 검사징계위원회를 소집,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박 검사의 징계 사유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변호인에게 다른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자백을 요구한 점 △수사 과정 확인서 미작성 △외부 음식물·접견 편의 제공 △업무시간 중 페이스북 게시 △서면보고 없이 국민의힘 단독 청문회 참석 등이다.

'연어 술 파티' 의혹은 징계 사유에서 빠졌다. 대검은 지난 5월12일 박 검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면서 "관리 소홀로 술 반입·제공된 것을 방지하지 못한 점, 불필요한 참고인 반복 소환의 점에 대해서는 대검 감찰위 의결 결과를 존중해 징계 청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