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검찰 수사…중수청·공소청 법령 정비부터 인력까지 '첩첩산중'

개정 형소법 따라 손질할 법령만 180개…혼란 불가피
중수청 수사관 2567명…인력 모집·인프라 갈 길 멀어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진행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4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송송이 기자 =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 이어 국무회의 문턱까지 통과하면서 '제2 형사사법체계' 준비 작업이 각론(各論) 단계로 접어들었다.

검찰청을 대신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 체제로 꾸려진다. 수사 대상은 부패·경제·방위 사업·마약·내란 및 외환·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이며, 총정원은 2874명 규모다.

그러나 중수청·공소청 출범이 불과 두 달 앞으로 임박했지만 과제는 산더미다. 개정 형사소송법의 하위 법령 정비부터 중수청 인력 확보까지 후속 절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손질 법령·법률 180개…정합성 문제·野 협조는 '과제'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4일) 형사소송법 개정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수사준칙 등 하위 법령 및 관계 법률이 제때 시행될 수 있도록 신속히 개정안 입법예고 등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관부처와 협의해 공소청이 차질 없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직제·예산안을 도출하겠다"며 "10월 2일부터 민생범죄·중대범죄 송치 사건에 대해 공소제기·유지, 형 집행, 범죄수익환수 등 소추 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손질해야 하는 하위 법령과 관계 법률은 180여 개에 이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31일부터 관련 법령·법률 정비 작업을 시작한 상황이다.

정비 대상은 크게 명칭만 바꾸면 되는 법률, 내용 전반을 손봐야 하는 법률 등으로 나뉘는 데, 이중 '조항 간 정합성' 문제가 까다로운 쟁점으로 거론된다.

개정법은 검사가 판사에게 청구해 발부받은 영장으로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했다. 반면 재판 전 증거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검사가 판사에게 직접 압수·수색·검증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증거보전 조항은 손대지 않아 그대로 남았다.

이런 문제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중수청·공소청 체제가 열리면 사법 실무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조직 개편과 법령 정비가 '속도전'에만 방점이 찍히면, 정작 '법령의 완성도'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법을 적용할 때는 여러 변수가 많은데 그 변수마다 법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개정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련의 과정이) 급작스럽게 진행이 되고 있는데, 정비가 미완인 채 조직이 바뀔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는 점도 과제다. 국민의힘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헌법소원 청구를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 정비 속도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6.8.4 ⓒ 뉴스1 최지환 기자
2567명 수사관 모으는 중수청…KICS 구축은 장기 과제로

중수청의 '체제 정비'도 시급한 과제다. 중수청은 개청과 동시에, 78년 만에 문을 닫는 검찰청의 수사 기능(7대 중대범죄)을 이어받아 수행해야 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단기간에 업무가 본궤도에 오르려면 차질 없는 인프라 구축과 수사인력 확보가 급선무다.

중수청에서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중수청 수사관(특정직 공무원)은 2567명으로 전체 정원의 89.3%를 차지한다. 이에 중수청은 수사의 '허리'를 할 일선 검사들을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이 전날 진행한 '중수청 개청 진행 상황' 브리핑에 따르면,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검사는 종전 보직과 법조 경력에 따라 1~4급 수사관(특정직공무원)으로 임명된다. 이 특례는 중수청 개청일인 10월 2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지검장급 검사는 1급 △차·부장급 검사는 2급 △법조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이 된다. 현행과 비교하면 차·부장검사(2급)과 10년 차 이상 검사(3급)는 직급 대우가 유지된다. 반면 차관급인 지검장(검사장)과 10년 미만 검사(3급)는 사실상 강등이다.

법조계에선 "즉시 전력인 10년 차 이상 평검사를 정밀 조준한 채용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풍부한 수사 경험을 갖춘 '중견 검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검찰 내부에선 "중수청으로 옮길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실제 전직 규모는 미지수다.

중수청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구축은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중수청 KICS는 구축에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 우선 경찰청 KICS를 중수청 업무에 맞게 개편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결재와 이메일 등 공통 행정정보시스템은 행안부 온나라시스템을 활용한다. 김민재 차관은 "중수청 개청일에는 사건관리 중심의 필수 기능을 우선 개통할 것"이라며 "나머지 사건처리 기능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