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에 검찰총장 대행 사의… 檢 반발 확산할까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의 표명…"안타깝고 막막"
형사 사법 역량 저하 우려…'인사 개혁' 통한 개선 제안도
- 김민재 기자,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문혜원 기자 =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이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에서는 개정안 통과 직전까지도 제도적 부작용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던 만큼 내부 반발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구 대행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개정안이 검사가 수사 기록에만 의존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고, 피해자 보호에 충실하기 어려우며, 비효율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우려도 지속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개정안이 통과됐고, 안타깝고 막막한 심정을 감추기 어렵다"며 "형소법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더라도 법이 시행됐을 때 제도 공백은 없을지, 국민을 보호하는 데 부족함을 없을지 한 번 더 살펴봐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책임을 통감하고 조금 전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앞으로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공정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 형사사법제도가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대행이 형소법 개정안 관련 의견을 표명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 직전 입장문을 내고 "1차 수사기관 수사 내용에 대한 검사의 실효적 점검·보완·시정 기능이 사라진다면 진실은 은폐되고 그 피해는 국민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날까지도 검찰 내부에서는 제도적 부작용에 관한 우려와 성토가 이어졌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지난 30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검찰의 형사소추 역량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형소법 개정안이 형사 사법 시스템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강 검사는 "사법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법률적 시스템은 헌법적 시스템이 요구하는 수준의 범죄 대응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며 "수사 주재자가 법률전문가도 아니며, 수사와 공판 역량을 극대화한 법률전문가를 배출할 수도 없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은 헌법적 한계 내에서 국가의 형사소추 역량을 최고 수준으로 발전하고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을 전제로 권한 남용 총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지, 검찰만 마비시키는 것은 개악에 지나지 아니한다"고 지적했다.
일선 검찰청의 사무직 공무원 A 씨는 지난 23일 국회에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제출했다. 해당 청원은 최근 이프로스에 공유됐다.
A 씨는 청원을 통해 "검찰개혁 논의는 검찰의 권한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문제에 집중돼 왔지만,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느 기관이 더 많은 권한을 갖는가가 아니라 자신의 사건이 정치적 영향 없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한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는 것만으로는 정치적 중립성이 자동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모든 수사기관이 동일한 원칙에 따라 독립성과 책임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사인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실질적 심의기능 강화 △중요 사건 담당 검사 최소 보직기관 법제화 △불기소·불송치 처분 이의제기권 실질적 보장안 마련 등을 청원했다.
그는 끝으로 "본 청원의 목적은 검찰의 권한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변화와 관계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정파적 이해를 넘어 장기적 국가제도의 관점에서 관련 법률과 제도를 검토하고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형소법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는 10월 2일 시행될 전망이다.
minj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