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손해배상금, 화해치유재단 출연금서 달라" 유족 추심 기각
법원 "출연금 처리는 한일 외교로 해결할 문제"
"日 자유로운 외교행위 및 재산관리 행위에 부당 간섭 될 수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유족이 일본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출연금을 상대로 제기한 추심 소송에서 패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정예지 판사는 종군 위안부 성 착취 피해자 고(故) 길갑순 할머니의 아들 김영만 씨가 화해치유재단에 대해 제기한 추심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지난달 23일 판결했다.
김 씨 측은 2018년 화해치유재단이 해산함에 따라 재단에 10억 엔을 출연했던 일본 정부가 돌려받아야 할 출연금을 위안부 피해자가 대신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김 씨는 어머니를 대신해 일본을 상대로 2024년 손해배상 청구를 했고, 청주지법은 지난해 4월 "일본국은 원고에게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김 씨가 일본 정부의 출연금을 배상금 명목으로 추심하게 된 배경이다.
정 판사는 김 씨가 화해치유재단에 추심금을 청구하려면 일본을 대신해 재단에 대한 출연금을 취소할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또 "원고가 일본국의 화해치유재단에 대한 피대위권리를 대위 행사하려면 원칙적으로 일본국의 무자력(채무 변제 능력이 없는 상태)이 요구되는데, 일본국이 현재 무자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했다.
김 씨의 채권자대위권 행사가 화해치유재단 설립의 토대가 되는 2015년 한·일 합의를 파기하고 "일본의 자유로운 외교행위 및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 간섭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정 판사는 "화해치유재단 해산에 따른 일본국 출연 재산의 귀속 및 처리 등에 대해서는 대한민국과 일본국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김 씨가 주장하는 일본국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씨 측은 선고 이틀 뒤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체결된 2015년 12월 28일 한·일 합의에 따라 설립됐다. 일본이 출연한 10억 엔으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와 사망자 유족에게 치유금 명목의 금전을 지급한다는 것이 사업 골자다.
하지만 이후 합의와 재단 설립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며 재단은 2018년 11월 21일, 2년 4개월 만에 해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출연금 잔금과 예금 이자 등은 사실상 동결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