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지우면서 또 특검"…보완수사 폐지, 선관위 특검 '운명의 주'

민주당, 이르면 30일 형소법 개정안·특검법 처리
법조계 "수사권 박탈하면서 특검만 찾나" 비판

2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율 왜곡·예산낭비·채용비리 등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선관위 특검법안이 이번 주 나란히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보완수사권 폐지·선관위 특검 이르면 30일 국회 처리

26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4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 추인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형사소송법 조문 정리와 의결을 마친 뒤,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이르면 30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검사는 1차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불송치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 요구만 가능하다.

경찰이 처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전건 송치'의 전면 재도입은 무산됐다. 다만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사건에 한해 전건송치가 적용된다.

'선관위 특검법'도 이르면 30일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 여야는 27일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 안건에 국회에 발의된 선관위 특검법 4건(민주당 2건·국민의힘 2건)을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선관위 특검법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만큼 신속하게 입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투표율 통계 조작' 정황이 새로 드러난 점을 들어 국정조사 기간 연장과 특검 수사 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는 6·3 지방선거 당일 선관위 실무진들이 투표율 통계를 왜곡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 23일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를 압수수색했다. 관련 정황은 경기도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발견돼 수사 범위가 확대된 상황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뉴스1 박정호 기자
"반쪽짜리 형소법…검찰 지우면서 특검만 우후죽순"

법조계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7월 국회 처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전건송치 적용 대상을 7대 범죄와 특사경 사건으로 제한한 피해자 보호책은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검사는 7대 사회적 약자 범죄에 대해서만 전건송치를 허용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보이스피싱, 주가조작, 마약범죄의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는 것이냐"며 "일반 국민이 보기에 그럴듯하게 (법안을) 완비한 것처럼 거짓말하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도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한마디로 검찰에 죽어도 손톱만큼의 수사권을 못 주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형사사법제도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안 그래도 걸레 조각이 됐는데, 더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형사소송법 개정과 선관위 특검법 처리가 동시 추진되는 상황을 두고 "수사·기소 분리를 외치면서 툭하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특검을 찾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선관위 특검이 출범하면 이재명 정부 들어 가동되는 특검은 6개에 이르게 된다. 기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과 상설특검은 현재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돼 재판에 임하고 있고,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도 수사 기간이 30일 더 연장돼 한창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수수사(반부패수사) 경험이 많은 한 차장검사는 "검사의 수사권을 아예 지워버리겠다고 하면서, 번번이 특검을 찾는 모순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검찰청이 사라져도 당장은 역량 있는 검사들이 있으니 특검 수사가 가능하겠지만, 10~20년 뒤 검찰의 수사 노하우가 사장된 후엔 누굴 찾을 것이냐"고 꼬집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