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665억→1.4조→9440억 산정이유는
"SK 주식 가치 증대에 노소영 기여…현금으로 지급"
66.6:33.3…"주식 큰 폭 상승, 최태원 경영 기여 고려"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재판부는 SK㈜ 주식을 분할대상 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그 가액 산정 기준을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삼았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 원 및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갚는 날까지 5% 이자를 계산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송 총 비용은 각자 부담하라고 했다.
파기환송심에서는 1심에서부터 쟁점으로 다뤄진 SK㈜ 주식의 분할 대상 재산 여부를 두고 양측이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앞서 1심과 환송 전 항소심에서는 이 쟁점을 두고 엇갈린 판단을 내놨다. 1심은 SK㈜ 주식을 특유 재산이라고 판단해 분할 대상 재산이 아니라고 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665억 원의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특유 재산은 부부 중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 재산이나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뜻하며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된다.
반면 환송 전 항소심은 SK㈜ 주식이 혼인 기간 취득된 것이고,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유입됐다고 보고 SK㈜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해 1조 3808억 1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환송 전 항소심은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최 선대회장 측에게 유입된 자금은 최 선대회장의 본래 개인 자금에 혼화돼 최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과 마찬가지로 최 선대회장 의사에 따라 사용·수익·처분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며 노 관장 측 유형적 기여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300억 원 금전 지원은 재산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최 회장이 SK㈜ 주식을 증여 등으로 처분한 것에 대해 "혼인 관계 파탄일 이전에 이뤄졌고, 최 회장 명의 SK㈜ 주식을 비롯한 부부 공동재산의 유지 또는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주식 가치 증대에 노 관장의 기여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 회장 보유 주식은 혼인 기간 중 최 회장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그 형성이나 가치의 유지 및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 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가 크게 증대됐고, 이에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SK그룹에 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환송 전 항소심 재판부도 노 관장이 가사 및 양육을 담당하는 동시에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으로 재직하며 소득 활동을 해온 점 등 노 관장의 기여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분할대상재산 가액의 산정 기준으로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재판부는 이혼 확정 후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 분할 대상 재산과 그 액수를 이혼 소송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하는 대법원 결정 등에 따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에 대한 사실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을 기준으로 가액을 산정했다.
재판부는 "상장주식은 언제든지 환가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재판상 이혼 확정 후 주식의 처분 여부 등에 따른 수익이나 손해를 혼인 관계가 해소된 부부 쌍방에게 분담하지 않으면 부부 공동재산의 공평한 청산·분배라는 재산분할 제도의 목적에 현저히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부부 공동재산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최 회장 보유 주식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사정을 재산분할 비율의 산정에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분할 대상 재산으로 인정된 SK㈜ 주식 가액은 당시 종가인 16만 원으로 정해졌다.
재판부는 이들의 재산분할 비율로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노 관장 부친인 노 전 대통령의 최 회장에 대한 지원금을 분할비율 산정에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인 당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보유 자산 △부부 공동재산의 취득 경위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대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기여 정도 △혼인 기간 등을 분할 비율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부부 공동재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최 회장 보유 주식에 가치 상승을 위해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앞서 1심은 최 회장 60%, 노 관장 40%로 재산분할 비율을 정했다.
환송 전 항소심에서는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재산분할 비율을 조정했으나 SK㈜ 주식 등 분할대상재산이 확대되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액은 대폭 늘어난 바 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쟁점 중 하나였던 재산분할의 방법으로 현금 지급을 정했다.
재판부는 "재판 과정에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밝힌 분할 방법에 관한 의사, 최 회장의 SK㈜ 주식은 회사에 대한 경영권 내지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측면이 있는 점, 분할 대상 재산의 명의와 형태, 취득 경위 및 이용 상황 등을 고려했다"며 "재산분할 비율에 따른 노 관장의 몫 중 부족한 금액을 최 회장이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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