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심 벌금 1000만원 선고, 확정시 직 상실…"항소할 것"(종합)

법원, 여론조사 10건 중 5건 유죄…"죄질 나빠"
내년 1월 최종 결론 전망…특검 "의미있는 판결"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한수현 기자 =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 대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고 21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이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상실하고, 5년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 원이,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해선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강 전 부시장과 공모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 씨에게 비용 2100만 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요청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2021년 1월부터 2월까지 실시된 비공표용 여론조사 3회와 공표용 여론조사 2회 등 총 5회의 조사 비용이 대납된 것으로 봤다.

특검이 기소한 대납액 3300만 원과 여론조사 10회 중 일부만 유죄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우선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특검 수사와 기소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명태균 등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 불법·허위 여론조사 등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 사건과 합리적 관련성을 가진다"며 "특검법이 열거한 사건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인정되는 한 열거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특별검사의 수사·기소 대상이 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나경원에게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기대하는 한편 부수적으로 김종인과의 접점 형성을 기대하고 명태균을 검증할 필요도 있었다"며 "그러한 동기에서 명태균에게 일부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2월 당시 아직 만나본 적도 없는 명태균과 친분관계에 따라 개인적으로 도와주려고 (김 씨가 명태균에게) 비용을 지급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가 오 시장 측의 의뢰로 인정하고 유죄로 본 여론조사는 총 5회다.

재판부는 "오세훈이 이 사건 선거에서 당선되고자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으므로 해당 여론조사의 비용은 오세훈의 정치활동을 위한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했다.

또 "제3자가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것은 정치인인 오세훈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며 "김 씨가 오세훈 요청에 따라 조사 비용을 명 씨 측에 대납한 것은 오세훈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에 해당하고, 오세훈과 강철원이 공모해 그 금액 상당을 기부받은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공소사실에 적시된 나머지 여론조사 5회 중 비공표용 4회에 대해서는 오 시장 측의 의뢰로 이뤄진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해당 여론조사들에 대해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직권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해 인정하는 것은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령 다른 목적과 이유로 오세훈이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 해도 이 부분 공소사실은 이유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나머지 1개의 공표용 조사의 경우 오 시장 측의 의뢰로 진행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김 씨가 지급한 비용이 이 여론조사에 대한 대가성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재판부는 양형 사유를 밝히며 오 시장과 관련 "정치자금 부정수수 범죄는 1인 1표의 기회균등 원칙에 따라 금권의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함으로써 민주정치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데 처벌 목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부정수수된 정치자금이 2100만 원으로 적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의뢰 여론조사의 공표·보도를 실현하려는 목적도 결부돼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등을 지내며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주도했고, 재판 과정에서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여러 이유와 주장들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범행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약 한 달간 이뤄졌고 오 시장이 이후 명 씨와 직접적인 접촉이나 관계를 이어가지 않은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실제 조사 결과가 대부분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온 점도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그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공표될 것을 기대하는 것을 넘어 달리 명태균에 대한 적극적인 여론조작 지시나 조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비용을 대납시킨 여론조사 결과가 당내 경선 또는 이 사건 선거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위 정상들을 참작해 피고인을 벌금형으로 처벌하되, 앞서 든 불리한 정상들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죄책에 상응한 공직 자격 상실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선고 직후 오 시장은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면서 "10개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중에 오늘 재판부에 의해서 5개가 유죄로 인정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을 증거로, 전혀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을 가지고 명태균의 진술이 맞는 것 같다라는 전제하에" 선고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검팀의 박노수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피고인들은 기소가 아무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믿기 어려운 명태균의 진술에 의존한 정치적 기소라고 주장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전체 다 유죄가 된 게 아니고 일부 무죄 판단이 있고, 양형이 저희는 징역형을 구형했는데 벌금형이 돼서 그 부분에 대해서 판결문을 보고 세밀하게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오 시장에 대한 확정판결은 내년 1월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는 직을 유지할 수 있다.

특검법은 특검 기소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이른바 '6·3·3'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2·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 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