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사후 계엄 선포문' 강의구 항소심서 징역 5년 구형
1심 징역 1년 6개월…강의구 "허위 인식 없었다"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이후 '사후 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의 항소심에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21일 서울고법 형사12-3부(고법판사 김민아 이승철 조진구)의 심리로 열린 강 전 실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검팀은 "강 전 실장의 범죄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가 선고될 필요가 있다"며 "원심의 형은 강 전 실장의 죄책과 죄질에 비춰 현저히 가볍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사적 이익을 위한 문서가 아니라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의 탄핵 소추와 형사사법 절차 자체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어서 (강 전 실장의 범행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대통령 기록물을 허위로 작성해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조작하고 정식 절차 없이 기록물을 파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 전 실장 측은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문 전체가 허위 공문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징역 1년 6개월의 1심 형이 무겁다고도 주장했다.
강 전 실장의 변호인은 "공문서의 허위 여부는 표시된 내용을 위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의제된 증명 사항을 진실과 비교해 허위라고 판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전 실장은 표지에 대통령 서면과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부서를 받아 참고 자료로 보관한다는 인식만 갖고 있었다"며 "비상계엄 선포 절차의 적법성과 관련한 하자를 치유하기 위해 작성한다는 의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비상계엄 선포문과 같은 문서를 작성할 이유도 권한도 없었지만,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부속실장으로서 관련 문서를 존안하려는 직무상 충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덧붙였다.
강 전 실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허위에 대한 인식도, 고의도 없었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4일 오전 11시 강 전 실장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강 전 실장은 비상계엄 해제 후인 2024년 12월 6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사전에 부서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명한 문서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처럼 허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후 문건은 한 전 총리, 김 전 장관, 윤 전 대통령 순으로 서명이 이뤄졌고 강 전 실장 사무실에 보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내란 혐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한 전 총리로부터 "사후에 문서를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또 다른 논쟁을 낳을 수 있으니 내가 서명한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자"라는 말을 듣고 문건을 파쇄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강 전 실장의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은 "구체적으로 행사할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작성한 이상 행사의 목적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사전 지시가 없었음에도 사후 계엄 선포문 표지의 형식을 작성하고 서명을 받는 등 범행의 주요 실행 행위를 담당했다"며 "지위와 범행의 경위, 내용을 볼 때 죄책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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