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이전 부실감사' 유병호 감사위원 구속…법원 "증거인멸 염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0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 결과를 축소·은폐하는 데 부당하게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20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유 위원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지난 13일 유 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지 하루 만인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 위원 변호인으로는 서울가정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선임됐다.

이날 오전 9시 39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유 위원은 '어떤 점을 소명할 것인지',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혐의를 인정하는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법정으로 향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실·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하거나 은폐하고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각각 용산 국방부 청사와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했다. 같은 해 10월 시민단체가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한 국민 감사를 청구하면서 2년여간 감사가 진행됐고, 감사원은 2024년 9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당시 감사보고서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 이전 대상지로 잠정 결정하고 '21그램'을 인테리어 시공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모든 공사의 업체 선정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점은 인정하면서도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21그램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음에도 인테리어뿐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감사'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감사원이 감사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도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21그램이 인테리어 공사만 담당한 것처럼 기재했다고 보고 있다.

유 위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13일 특검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이 감사인의 통상 업무를 소재로 영화나 무협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허구적 시나리오를 만들고, 존재하지 않는 범죄를 구성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반발했다.

doo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