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무죄인데 회사는 유죄"…양벌규정 관련 재판소원 정식심판 회부
"양벌규정, 형사법과 행정법에 걸쳐 있어…다양한 쟁점 검토"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14일 법률 위반 시 위반자 외에 법인에도 책임을 묻는 '양벌규정'에 대한 해석을 구하는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정식 심리하기로 했다.
재판소원을 청구한 금속 조립 구조재 제조업체 A 사는 2017년 10월 설치 신고를 하지 않고 폐기물처리시설인 용해로를 설치했다는 범죄 사실(폐기물 관리법 위반)로 2022년 12월 창원지법에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도 약식명령을 받은 것이다.
A 사와 B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23년 6월 A 사의 청구는 청구 기간을 도과했다는 이유로 기각했고 B 씨에게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B 씨는 벌금형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024년 8월 항소심 법원은 B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A 사도 다시 판단해 달라며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창원지법은 지난해 8월 재심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A 사의 청구를 기각했고 이후 즉시항고와 재항고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 사는 지난 4월 재항고를 기각한 대법원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A 사는 "B 씨는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행위자이고, 회사가 약식명령을 받은 이유는 B 씨의 행위가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그에 따른 양벌규정이 적용된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B 씨가 무죄라면 청구인도 당연히 무죄가 돼야 한다"며 "재심청구를 기각한 것은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고 A 사의 평등권과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재심은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중대한 사실오인이나 그 오인의 의심이 있는 경우 판결을 받은 자의 이익을 위해 판결의 부당함을 시정하는 비상구제절차로, 법적 안정성과 정의의 이념이 충돌할 때 정의를 위해 판결의 확정력을 제거하는 예외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법과 행정법 영역에 모두 걸쳐있는 양벌규정의 특수성에 따른 재심의 적용 범위, 법적 안정성과 실질적 정의 구현의 가치 사이의 형량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해 전원재판부의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3월 12일부터 전날(13일)까지 헌재에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총 146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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