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 신임 처장 취임… '대법관 공석 장기화' 돌파구 기대
노태악 후임 지연 사태 지속…10년만의 '호남 처장'으로 갈등 봉합?
'李 유죄판결' 이유 갈등 지속시 여권도 부담…재판지연 책임도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노경필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14일 취임하면서 박영재 대법관의 처장 사퇴 이후 넉 달 넘게 지속됐던 처장 공석 사태가 일단락됐다.
청와대와 대법원의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 문제가 계속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노 신임 처장의 취임으로 문제의 실타리를 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노 신임 처장은 14일 취임식을 열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노 처장은 "국민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에서부터 저의 사명을 시작하려 한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후보자들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인선이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이흥구 대법관 후보 추천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 대법관 후임 제청까지 지연된다면 대법관 공석 사태로 인한 상고심 재판 지연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흥구 대법관 후임 제청까지 지연되면 대법원이 '12인 체제'가 된다. 이미 노 대법관이 처장으로 가면서 대법원 3부 소속 대법관이 3명으로 줄어들었는데,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이 대법관도 3부 소속이다. 3부 소속 대법관이 2명으로 줄어들면 재판부 조정이 불가피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행정 경험이 거의 없는 정통 법관인 노 대법관을 신임 처장에 임명한 것은 현재의 인선 교착을 풀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 처장 고향은 전남 해남이다. 호남 출신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2016년 고영한 전 대법관 이후 10년 만이다. 또 노 처장은 일선 법관 및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판사는 "중도 성향의 호남 출신이고,뛰어난 소통능력과 친화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이 사태를 해결할 적임자가 노 대법관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처장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전원합의체 사건의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다수의견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여권과의 갈등 상태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지난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처음 출석한 박영재 당시 신임 처장에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일이 사라질 뻔했다"고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처장은 당시 이 대통령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그러나 당시 유죄 취지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노 처장에게까지 책임을 묻는다면 결국 여권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하지 않았다는 정치적 이유로 독립된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지나치게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여권이 노 처장 임명에 크게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당시 무죄 의견을 낸 대법관은 오경미, 이흥구 대법관 2명이다. 이 대법관은 오는 9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당시 재판에 참여하지 않은 천대엽 대법관은 박 전 처장 전임으로 이미 2년간 처장직을 맡았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후임 인선 문제 장기화로 대법관 공백이 2명으로 늘어나 상고심 재판 지연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재판 지연에 대한 책임에서 여권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신임 처장 취임을 계기로 조만간 여권과 대법원이 적절한 합의점을 도출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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