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발인도 불송치 사건에 이의 신청…"수사력 낭비 우려"

불송치 이의신청 송치 건, 4년 새 2배 이상 증가
일선 경찰, 업무과중·무분별 고발 건 재수사 우려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TF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9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유채연 기자 =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고소인뿐만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고소인 등의 이의 신청 송치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고발인까지 이의 신청할 수 있을 경우 경찰의 수사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지난 9일 국회 의안과에 이런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정치적 목적 등을 위해 고발인이 이의 신청을 남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2022년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배제됐던 부분이 부활한 것이다.

'고발인 권익 강화' 취지…불송치 이의신청, 4년 새 2배 '껑충'

민주당의 개정안에는 이의 신청 범위를 사건 당사자(고소인)에서 제삼자(고발인)까지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 중 하나로 포함됐다.

현행 수사 절차상 형사 사건에서 경찰이 혐의없음 등을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해도 고소인이 이의 신청할 경우 사건은 검찰로 자동 송치된다. 기존에 고발인이 재수사를 원할 경우에는 수사심의를 신청해야 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고소인 및 피해자의 이의 신청으로 자동 검찰 송치된 사건은 5만3406건으로 집계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첫해인 2021년 2만5048건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의 신청으로 송치된 사건 중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한 건수는 2021년 7508건에서 2025년 1만7122건으로 이 역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2022년 이래 연 1만 건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검찰의 보완수사 및 보완수사 요구를 거쳐 불송치에서 기소로 결론이 바뀐 사건 수는 2021년 528건에서 2025년 1130건으로 2배가량 많아졌다. 특히 2023년 이후로는 해마다 1000건 이상 기소가 이뤄져 보완수사 요구 10건 중 1건 이상은 '혐의없음' 처리될 뻔한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고 있다.

권한 확대에 일선 경찰 "무분별 고발, 결론은 같을 텐데"…업무량만↑

경찰은 향후 고발인까지 불송치 사건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게 될 상황과 관련해 업무 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 A 씨는 "알다시피 고소·고발 건이 너무 많은데, 고발 건까지 이의 신청을 받는다고 하면 업무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수사 인력 확보를 위해 경찰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업무가 더 많아지면 수사 부서를 기피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력범죄를 수사하는 경찰 B 씨는 "재수사 요청이 늘어난다고 수사의 질이 떨어진다기보다는 사건 처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혐의가 없음을 알면서도 무분별하게 고소·고발하는 것이 (수사력) 낭비"라며 "한 번 더 해봐야 결론은 똑같다. 고발이 들어오면 경찰도 아무 판단·수사 없이 종결하는 게 아닌데, 고발인들도 (송치) 안 될 걸 알면서도 액션 자체가 중요해서 (이의 신청) 하는 것 아니냐"라고 푸념했다.

일선 수사과에서 근무하는 경찰 C 씨는 "수사 및 업무 부담 과중이 약간 생길 수는 있다"며 "정말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어 불송치된 경우 이의 신청으로 정정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가 얼마나 될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안이 명시한 검찰의 재수사 요청 기한에 대해서는 "그 기간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된다는 규정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개정안은 고발인 불송치 이의 신청권과 관련해 검사가 재수사를 사법경찰관에게 요청하면 고소인·고발인 등에게 이 사실을 통지하도록 했다. 고발인 권익을 강화하고 수사 절차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또 검찰이 불송치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할 경우 관계 서류·증거물을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하도록 했다. 단 불송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명백히 새로운 증거나 사실이 발견될 경우에는 90일 이후에도 요청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C 씨는 "권고적·훈시적 의미인지, 강행 규정인지 성격이 애매하다"며, 현재로선 민주당 개정안이 실제 수사 업무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