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 중 숨진 18년차 광부…대법 "폐질환 장해급여 지급 어려워"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 구분하기 어려워"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폐암으로 치료를 받다 숨진 광산 근로자가 만성폐쇄성폐질환까지 앓았더라도, 폐암 치료가 진행 중이었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장해급여는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5월 20일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보험급여청구 부지급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의 배우자 B 씨는 17년 9개월 동안 무연탄 광업소에서 채탄작업자로 근무했다. 2019년 9월 폐암을 진단받은 뒤 요양하던 중 2020년 5월 사망했다. 직접사인은 폐암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은 B 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라고 판단하고 유족인 A 씨에게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했다.
이후 2022년 11월 A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B 씨가 사망하기 전인 2020년 3월 심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장해급여를 지급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2020년 3월에 받은 검사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고 폐 기능 저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보다는 천식과 폐암 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A 씨는 2024년 2월 같은 이유로 미지급 보험급여를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또다시 청구를 거절했고 사건은 행정 소송으로 이어졌다.
장해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완치가 불가능하고 현재의 상태가 영구적으로 확정(증상 고정)된 상태여야 한다.
1심은 "사망 전 심폐기능 검사 당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치유 상태에 있어 노동 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장해급여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때에 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B 씨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장해급여의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장해급여의 요건인 '증상 고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동일한 부위(폐)에 대한 상병이 두 가지 이상이고 개별 상병으로 인한 증상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 하나의 상병(폐암)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요양 중임에도 다른 상병(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해 치료가 종결돼 증상이 고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동일한 부위에서 발행한 폐암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폐암으로 치료 중인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치료가 종결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B 씨가 사망 시까지 폐암으로 '요양 중'이었고 업무상 재해인 폐암의 진단일부터 사망 시까지의 기간이 8개월 남짓에 불과하였던 이상, 동일한 부위에 관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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