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행세하며 모친과 카톡"…검찰, '두물머리 살해' 30대 무기징역 구형
검찰 "죄질·유족 아픔 보여주는 장면"…전자발찌 20년도 요청
피고인 "속죄하며 살겠다"…유족 "시신도 못 찾아" 엄벌 호소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동거하던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경기 양평 두물머리 인근 남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 심리로 23일 오후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성 모 씨(35)에게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최후 의견에서 피해자 A 씨가 이미 사망한 뒤 성 씨가 A 씨인 것처럼 가장해 A 씨 모친과 카카오톡 대화를 이어간 점을 언급했다.
검찰은 "성 씨가 A 씨를 이미 살해한 상황에서 사실을 숨기고 A 씨인 것처럼 대화하는 모습,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아들과 대화한다고 생각하며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다"며 "이 대화는 성 씨의 죄질과 A 씨 유족의 아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억울함을 풀고 싶은 A 씨의 마음을 모두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자장치 부착 기간 △건전한 생업에 종사하고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할 것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관련 서류를 제출할 것 △정서 인식·표현 능력 향상과 문제 해결 능력 강화를 위한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 등의 준수사항도 부과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은 성 씨 측 요청에 따라 가족 등의 신변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 씨는 신문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씨는 최후진술에서 "A 씨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날 내가 잔소리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았을 텐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둘째 아들처럼 대해주셨던 A 씨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모두를 아프게 한 죄를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겨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발언 기회를 얻은 A 씨의 친형은 "현재까지도 동생의 시신을 찾지 못해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성 씨는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다시 사회로 나와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단순한 다툼에서 비롯된 사고가 아니라 지속된 폭행과 협박 끝에 발생한 중대한 범죄"라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 달 23일 오전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성 씨는 지난 1월 14일 오후 3시 34분쯤 서울 강북구 자택에서 함께 살던 A 씨를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성 씨는 범행 직후 자택 지하 주차장에서 렌터카 뒷좌석으로 A 씨의 시신을 옮긴 뒤 경기 양평군 용담대교 인근 남한강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까지 A 씨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성 씨는 앞선 공판에서 살인 고의를 부인하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체유기와 상해, 절도, 주민등록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나머지 공소사실은 인정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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