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의 로키]李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취소권 신중해야

"'연어 술파티'는 위증' 이화영 유죄 후폭풍

편집자주 ...영어 단어 로키(lowkey)는 '사실은' '은근히' '조용히' 등을 뜻합니다. 최근 영미권 MZ세대들 사이에선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은근히 표현할 때' 쓰입니다. 솔직하되 절제된 글을 쓰겠습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등 혐의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사흘 앞둔 5일 국민참여재판이 열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204호 대법정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국민참여재판은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0일간,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6.6.5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연어와 술이 반입된 것으로 2023년 5월 17일로 확인되고 있다." (국조특위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4월 9일 수원지검 현장 조사 중)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5월 17일에 정확히 술 안 먹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지난 4월 28일 국조특위 종합청문회 중)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다룬 7가지 사건 중 4가지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었다. 구체적으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국조특위는 지난 3일 20일 출범해 50일간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포함한 7가지 사건에 대한 검찰의 위법 수사 의혹을 조사했다.

국조특위가 특히 화력을 집중한 사건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핵심 피고인이다. 쌍방울이 경기도가 북측에 내야 할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이재명 당시 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통령이 대북 송금 과정에 관여했거나 또는 이 사안을 제대로 인지했느냐가 쟁점이었다.

검찰권 남용 논란이 불거진 것은 '연어 술 파티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2023년 5월17일 수원지검이 대북 송금 사건 주임 검사였던 박상용 부부장(현 인천지검 소속)의 검사실 '1313호'에서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에게 술과 연어 회덮밥 등을 주며 이재명 대통령(당시 당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는 내용이다.

국조특위 여당 의원들은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는 전제로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강하게 제기됐다. 지난 4월 9일에는 의혹의 진원지인 수원지검 '1313호실'을 직접 방문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여당 의원들은 박 부부장 검사의 형량 거래 의혹까지 제기하며 국조특위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결국 여권은 특위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4월 30일 '검찰 조작 기소 수사'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법은 대북 송금 사건 수사 등 검찰 수사의 위법성 유무를 수사하는 게 골자다. 연어 술 파티에서 시작된 논란이 형량 거래 의혹으로 번지면서 국조특위의 특검법 추진에도 힘이 실린 것이다.

그러나 국조특위 청문회 당시에도 '연어 술 파티가 없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회유 대상자로 지목된 김성태 전 회장의 증언이었다. 김 전 회장은 4월 28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2023년) 5월 17일 정확히 술 안 먹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김 전 회장은 국조특위 측에 "이재명 대통령은 대북 송금 사건의 공범이 아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인물이다. 특위 여당 의원들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이런 증언을 적극 알렸다. 김 전 회장은 여당 측에 불리한 진술만 하는 증인이 아닌 셈이다.

물론 김 전 회장이 재판 중인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손실'을 따질 가능성은 있지만 사건 당사자인 그의 '연어 술 파티 없었다'는 주장은, '이 대통령은 공범이 아니다'는 주장과 함께 배척해선 안 된다. 회유 의혹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도 연어 술 파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법원도 술 반입 증언이 허위인 것으로 판단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선고 공판에서 국회증언감정법(위증)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2024년 10월 2일 이 전 지사가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연어 술 파티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은 사실과 달라 '위증'이라고 본 것이다. 애초 이 의혹이 나온 것도 이 전 부지사의 증언 때문이었다

반면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태스크포스(TF)는 '술 반입이 있었다'는 취지의 결론을 대검에 보고했다. 여권도 여전히 '연어 술 파티는 있었다'는 입장이다. 주요 기관과 당사자 간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무엇이 진실인지 결론은 일단 유보하는 게 맞는다.

무엇보다 여당은 특검법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검찰 조작 기소 수사' 특검법에는 사실상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권을 특검에 부여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특검법이 거센 논란을 부른 것도 이 조항 때문이다. 국조특위의 기본 전제였던 의혹에 의구심이 제기되는데, 논란 덩어리인 공소 취소를 추진하는 것은 여권에도 악수가 될 수 있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후 당·청 갈등으로 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이다. '정무적인 관점'에서 봐도 여권은 공소 취소 방안을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