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코인 발행하고 허위공시…공시 감독 강화해야 피해 막아"
[인터뷰] 김용제 남부지검 가상자산합수부장
"투자자, 정확한 정보 얻어야…정보 불균형 해소 필요"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속칭 '세력'들은 탈중앙화란 논리에 숨어 익명·차명으로 쉽게 암호화폐(코인)를 발행하고 허위로 사업을 공시합니다. 공시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선량한 투자자가 겪는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김용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부 부장검사는 16일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올해 1월 부임한 김 부장검사는 합수부 전신이었던 가상자산범죄 합수단 때에도 부부장 검사로서 코인 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있다.
탈중앙화는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기술로 통한다. 이는 네트워크 참여자가 중개자나 중앙 통제기관을 거치지 않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유로이 거래할 수 있는 개념이다. 은행·증권사 등 중앙 기관이 거래를 통제하는 전통적 금융과 대비된다.
문제는 이같은 구조가 규제 공백과 맞물리면서 발생한다. 민간 중심의 가상자산 거래소 체제에선 누구나 쉽게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고 김 부장검사는 설명했다. 중앙화거래소와 비교해서 본인인증(KYC)이나 거래지원 심사 절차가 느슨한 탓이다.
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스캠 코인 세력이 부실한 사업계획이나 바지 사장을 앞세워 코인을 발행한다 해도 사전에 막기 어렵단 의미다. 개발자가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가격 급등 시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러그풀(Rug Pull)' 사기 등이 가능했던 이유다. 스캠 코인을 발행해 900억 원을 가로챈 등 혐의로 2023년 재판에 넘겨진 '청담동 주식부자' 일당 사건이 대표적이다.
김 부장검사는 "범죄 세력은 익명이어도 거래가 성사된다는 탈중앙화의 기술적 논리를 교묘히 끌어다 부실 공시를 정당화한다"며 "실체가 불분명한 사업 계획만으로 토큰(타 블록체인 플랫폼을 빌려 발행된 코인)을 발행하는 일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2024년 7월부터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이하 가상자산보호법)이 시행되면서 혼탁한 시장이 일부 진정되긴 했다. 법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등 가상자산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 믿을 만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구조적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기업형 스캠코인 범죄는 줄었지만, 거래량이 작아 가격 변동에 취약한 코인을 중심으로 여전히 시세조종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김 부장검사는 전했다. 다단계 및 유사수신 업계 종사자의 상당수가 코인 홍보인력으로 범죄 생태계에 유입된 점도 리스크로 남아 있다.
결국 제도권이 사후 처벌에 만족하지 않고 예방을 강화해야 선량한 투자자가 겪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장검사는 "투자자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완전한 정보 공개까진 어렵더라도 발행 주체가 실제 사업 행위자와 일치하는지 등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장이 갖는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면 범죄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제도권 등이) 코인 발행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하면 업권 자체가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가이드라인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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