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사건 조사' 검찰미래위…법조계 "공정·객관성 침해 우려"
"다른 사건도 있는데 왜 李 사건만?…다분히 정치적"
文정부 '검찰과거사위'와 유사…위원 구성도 논란
- 정윤미 기자, 김종훈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김종훈 송송이 기자 = 법무부가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발생했던 인권 침해·권한 남용 의혹을 규명할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검찰미래위)를 전격 출범한 데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시도를 염두에 둔 정치행위'라는 우려와 비판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10일) 장주영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사법연수원 17기)을 주축으로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검찰미래위를 발족하고 첫 회의에서 '1호 조사 대상 사건'을 선정했다.
1호 조사 사건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 수수 의혹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동산 통계조작 사건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이다.
이 중 3건은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재임 기간 쌍방울에 대북 사업 관련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방북 비용 등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성남시장 시절에는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민간사업자들에게 부당이득을 취득하게한 혐의 등도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미래위의 1호 조사 대상 선정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이 침해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작기소 특검 출범을 앞두고 공소취소 밑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검찰미래위 1호 사건들은 지난 4월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대상 사건들이자 더불어민주당이 같은 달 30일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 대상 사건과 겹친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설치된 검찰미래위가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에, 위원회 구성원이 대체로 친여권 성향인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민변 출신인 위원장을 비롯해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와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여권 강성파와 함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무죄라고 공개 주장한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이 대통령 공소취소하라고 공개 주장했던 오 사무국장과 같은 사람들을 골라골라 법무부 위원회랍시고 만들고 거기에 이 대통령은 죄가 없으니 공소취소하라는 의견을 내면 공소취소하려는 X수작이라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검찰미래위 조사대상 사건들이 이 대통령하고 관련돼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우리 사법제도는 어떤 사건에 대해서든 검사가 공소제기를 잘못했다면 무죄든 공소기각이든 법원에서 판단을 받도록 돼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른 모든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제대로 했는지 조사해서 공소취소하지 않을 거면서, 왜 이 대통령 관련 사건만 조사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이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그런 의도라고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하려는데 동력이 없다"며 "지난번에 국정조사 실컷 하고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감찰도 했지만 사실 뭐 나온 게 없으니까 (검찰미래위를 통해) 무언가를 더 끌어모아야겠다는 취지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위원회가 특정 사건을 찍는 것 자체가 정치행위"라며 "꼭 정치적인 사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건들도 실수가 있을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사건이 최종 무죄가 선고된 경우 외부 위원회를 만들어 진상조사할 것이 아니라 검사의 수사와 공판과정을 재점검하는 실질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실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검찰미래위는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법무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2019년 과거사위를 통해 과거 검찰의 인권침해 및 권한 남용 의혹 사건들을 조사한 바 있다.
과거사위 1호 조사 대상은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1987년)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사건(2010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사건(2012년) △김학의 차관 사건(2013년) 등 12개였다.
검찰미래위는 오는 18일 2차 회의를 갖고 진상규명이 필요한 조사 대상 사건을 추가 선정하는 등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설치해달라고 정 장관에 요청한 상태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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