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자문' 권순일 前대법관 공소기각…법원 "檢수사개시권 없어"
"검사가 인지한 범죄 아냐…우회적으로 수사개시권 규정 참탈"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변호사 등록 없이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 씨가 최대 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법률 자문을 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권순일 전 대법관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대규 부장판사는 1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전 대법관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해당 혐의를 수사할 권한이 없는데도 수사를 개시했다고 판단했다.
권 전 대법관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등록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의 행정·민사소송과 관련한 법률 사무를 수행한 혐의로 2024년 8월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9월 권 전 대법관에 대한 사후수뢰죄, 공직자윤리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접수받고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개시했다.
이후 2022년 1월 검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직접 수사 범위가 아니"라며 공직자윤리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하고, 사후수뢰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2023년 9월 해당 사건을 검찰에 다시 넘겼고, 검찰은 추가 수사 끝에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권 전 대법관을 기소했다.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재판부는 이런 검찰의 수사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사의 수사 개시가 인정되려면 검사가 인지한 경우여야 하는데,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검사가 인지한 것이 아니라 고발장에 포함돼 있던 내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검찰청법상 검사의 수사개시권이 인정되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이 사건을 경찰로 이송한 이유도 수사개시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재이송한 데 대해서도 "다른 대장동 사건들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필요적 이송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우회적으로 검사의 수사개시권 규정을 침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찰의 적법한 수사 개시와 일차적 수사종결권 행사가 없는 상태에서 검사가 다시 사건을 재이송받아 수사를 진행한 것은 위법한 수사 상태가 계속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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