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나와 5년 묶였다…변호사시험 응시 제한 제도, 재검토해야"

오탈자, 나이 많고 가난했다…"우수 인재 포용해야"
법학전문대학원협 심포지엄…"JD 어드밴티지 제안"

우지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9일 '변호사 시험 제도의 실행과 응시제한자의 경험을 통해 본 법학교육의 미래와 비전'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6.9 ⓒ 뉴스1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5년 동안 어쩔 수 없이 묶이는 거죠. 변호사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사람과 응시할 수 없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신분이 됩니다.

공두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9일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잃은 이른바 '오탈자'(응시 제한자) 3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소개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율촌 렉처 홀(Lecture Hall)에서 '변호사 시험 제도의 실행과 응시제한자의 경험을 통해 본 법학교육의 미래와 비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변호사 시험 응시 제한자 현황, 대책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변호사시험법 제7조 1항은 로스쿨 졸업생들이 졸업 후 5년 내 5회만 응시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공 교수는 "(응시 제한으로) 대부분은 응시 기간 동안 다른 경력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하지 못했고 계속 시험 준비 상태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수 응답자는 응시 제한이 없었다면 일단 취업해 소득 활동을 하고 여건이 갖춰진 후 수험 준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응시 제한 제도는 일종의 봉쇄 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우지숙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변호사시험 5회 탈락자에 대한 다차원적 실증 분석'을 토대로 '응시제한자, 그들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응시 제한자 203명, 합격자 12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소개했다.

우 교수에 따르면 응시 제한자들은 합격자 집단보다 연령대가 뚜렷하게 높고 경제적 기반에서도 열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40대 응시 제한자는 47.3%, 40대 변호사 시험 합격자는 29.7%로, 응시 제한자에서 40대 비중이 높았다. 또 월평균 가구소득의 경우 응시 제한자는 약 706만 원, 합격자는 약 1180만 원으로, 응시 제한자가 약 470만 원가량 적었다.

또 응시 제한자가 재학 중 돌봄, 통학, 유급 근로 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합격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 교수에 따르면 재학 중 '동거 부양가족 돌봄'에 할애하는 주간 평균 시간의 경우 응시 제한자는 5시간 51분, 합격자는 1시간 59분이었다. '유급 근로 시간'의 경우 응시 제한자는 주간 평균 4시간 28분, 합격자는 주간 평균 1시간 42분 할애했다.

우 교수는 "우수한 학업 역량으로 로스쿨에 입학해 3년간 법학 교육을 마친 졸업생들이 평균 3800만 원의 부채를 안고 전공과 무관한 직무로 밀려나는 현 상황은 국가적 인적 자원의 심각한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목표와 배경을 가진 법조인 양성이라는 로스쿨 도입의 원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협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9일 '변호사 시험 제도의 실행과 응시제한자의 경험을 통해 본 법학교육의 미래와 비전'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6.9 ⓒ 뉴스1 문혜원 기자

이재협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JD 어드밴티지'(JD Advantage)를 제안했다. 법학전문석사(JD) 어드밴티지란 JD 학위는 있지만 변호사 시험을 보지 않고 법률 지식을 활용하는 비전통적 직종에 종사하며 JD 학위를 활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교수는 비법률가 JD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소송 외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당수 로스쿨 출신 고급 인력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JD 인력을 단순히 구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전문성을 사회 각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 이사장은 "현행 변호사 시험 제도는 인재들을 충분히 포용하지 못했고 매년 적지 않은 청년들이 장기간 경력 단절과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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