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힘실은 '조작기소 특검 출범' 탄력받나…'보완수사 폐지'도

검찰 안팎 '셀프 면죄부' 비판…"정권 바뀌면 직권남용 기소될 수도"
현직 부장검사 "형소법 유명무실, 부글부글 검사들 가만히 있겠나"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6.8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윤미 송송이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사건 등에 대한 공소 제기가 적법했는지를 수사하기 위한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과 검찰의 보완수사를 폐지하는 방향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여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는 평가에 따라 이를 추진하는 데 있어 부담이 적지 않은데,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상 여당에 힘을 실으면서다.

이 대통령은 전날(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조작기소 특검 문제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결론을 말하면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어쨌든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지 않나.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게 꽤 많다"며 "(진상규명을) 안 할 수는 없다. 수없이 고소·고발이 돼 있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하긴 해야 할 텐데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지는 국회에서 이 점을 고려해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준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정치·사법적 논란이 큰 조작기소 특검법을 추진하는 데는 민심 이반 등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전날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배석한 검찰 업무 보고 과정에서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또다시 민주당에 힘을 실으면서 특검은 출범 수순을 밟을 것을 보인다.

민주당이 지난 4월 발의한 특검법은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부동산 등 통계 조작 의혹 사건 12개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그중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위증교사 사건 등 8건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라, 특히 민주당은 '특검이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 유지(공소 유지 여부의 결정을 포함) 업무를 수행한다'는 조항을 법안에 포함했다.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6.6.8 ⓒ 뉴스1 김진환 기자

검찰 안팎에선 특검법을 놓고 '셀프 면죄부' 비판이 나온다. 검찰 고위급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대통령은 정당한 업무지시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라는 것"이라며 "그 행위 자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나중에 정권 바뀌면 이 대통령은 직권남용으로 기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도 특검법을 둘러싼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은 부적절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한다.

이 대통령은 검찰 보완수사 문제 논의는 국회로 넘기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제도를 시행해 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고치면 된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선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 보완수사 폐지 의견이 지배적인데, 국회에 관련 논의를 맡기겠다는 건 사실상 강경파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경파 등이 함께 하는 '시민 주도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 모임'은 형소법 개정 논의를 앞두고 보완수사 폐지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신(新)형사소송법'을 내놓은 상황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조만간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2~3개 버전(복수안)으로 마련해 민주당과 협의를 시작, 이달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들이 원하는 건 사건 뒤에 숨겨져 있는 것들을 찾아서 실체를 밝히겠다는 것인데, 보완수사 폐지는 그걸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보완수사를 제한적으로 하게 하면, 보완수사가 없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형소법이 유명무실해진다면 검사들이 부글부글해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