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전분당 담합' 대상 임원, 첫 재판서 일부 공소사실 부인

담합 가담 자체는 인정…다른 업체와 논의 관련 대표 보고 등 부인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지난 4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전분당 담합 관련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10조 원대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된 대상 임원이 첫 공판에서 담합 행위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박찬범 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상 사업본부장 김 모 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국내 전분당 시장을 과점하는 대상·사조 CPK·삼양사·CJ제일제당 4개사는 8년여에 걸쳐 10조 원대 가격 담합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분당이나 옥수수 부산물 판매 가격을 미리 맞추고, OB맥주·서울우유 등 대형 실수요처의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합의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전분당 업계 1·2위인 대상과 사조 CPK가 가격 담합을 주도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이날 김 씨 측은 담합 혐의에 가담했다는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다른 업체와 담합하는 과정에서 임 모 대상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담합에) 가담한 것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적어도 대표이사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사실이 없고, 대표이사가 알고 있는지는 김 씨가 알지 못하는 부분이어서 (이 부분에 대한) 공모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김 씨 측은 별도로 기소된 임 대표이사 등에 대한 사건의 경과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임 대표이사와 이 모 사조CPK 대표, CJ제일제당 전 한국식품총괄 A 씨 등 전·현직 경영진, 한국전분당협회장 B 씨 등 21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김 씨와 별도로 기소됐고, 아직 첫 공판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공소장 변경이 어렵다면 관련 사건의 결과를 지켜보면 어떨지 싶다"며 "임 대표이사의 기소 사건에서 다퉈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 판사는 오는 7월 23일 추가로 공판기일을 열어 절차 진행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