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건으로 수임료 두 번 받은 로펌…대법 "부당이득 반환해야"

수임료 1870만 원 중 990만 원 반환

대법원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범죄 사실과 증거가 중복되는 형사사건에 대해 수임료를 두 번 받은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이 소액 사건의 상고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상고를 기각해 이 판결은 확정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의뢰인 A 씨가 한 법무법인과 소속 변호사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상고를 기각했다.

소액 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처분의 헌법·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한 경우나 원심이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경우에만 상고할 수 있다.

A 씨는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해 변호사 B 씨에게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사건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형사 사건, 사기 형사 사건을 의뢰하고 착수금 총 1870만 원을 지급했다.

민·형사 사건이 종결된 후 A 씨는 B 씨가 소송절차를 설명해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합의를 요구했으며, 화해권고결정에 대해 이의 신청이 가능하다고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불필요하게 형사 사건을 두 번 진행해 2건의 수임료를 위법하게 받았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형사 사건 두 건이 범죄의 기초사실, 증거와 고소장 내용이 중복돼 민사 사건에 비해 약한 업무로 보이는데도 총 1870만 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과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며 B 씨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990만 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법무법인이 고소장 접수 이후 조사받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고, A 씨가 민사소송 압박용으로 형사 사건을 접수한 목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수임료가 과도하다고 봤다.

2심은 "사건 처리의 경과와 난이도, B 씨가 투입한 노력을 봤을 때 적정 보수액은 모든 사건을 일괄해 8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880만 원)이 적정하다고 판단된다"며 "소속 변호사인 B 씨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므로 수임료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A 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B 씨가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거나 법적 조언할 의무를 불성실하게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