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재판 위한 '항소 각하 조항' 재판소원 1호 인용 사건 될까

2건 전원 재판부 회부…추가 접수 가능성도
법조계 "기본권 침해"vs"법률에 따른 판단"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와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심판 청구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 2026.3.12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40일 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각하할 수 있는 법원의 '항소 각하' 결정에 불복해 당사자들이 청구한 재판 소원 사건이 헌법재판소 사전심사 문턱을 넘은 데 이어 첫 인용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재판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개정된 민사소송법 규정으로 비롯된 항소 각하 사안이 재판소원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당사자의 변론권 침해"로 인용돼야 한다는 의견과 "법률에 따른 법원의 판단"이어서 기각돼야 한다는 등 분분한 의견이 나온다.

제출 기간 넘겨 항소이유서 제출…"법원 결정 전 제출, 재판청구권 침해"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15일 지정재판부 사전심사를 거쳐 재판소원 2건을 추가로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에 넘겨진 사건은 총 5건으로 늘었다.

이날 회부된 두 사건은 모두 법원의 '항소각하 결정'을 문제 삼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청구인들은 제출 기간을 넘겨 항소이유서를 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항소각하 결정을 받았다.

이들은 "법원 결정 전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음에도 법원이 항소각하 결정을 한 것은 재판청구권과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쟁점 조항은 지난 2024년 신설된 민사소송법 제402조의2와 제402조의3이다.

해당 법 조항에 따르면 항소인은 항소 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안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하고, 기간 내 제출하지 않으면 항소법원은 원칙적으로 항소를 각하해야 한다. 다만 연장 신청한 경우 1회에 한해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이 조항은 민사소송법이 준용되는 가사·행정소송에도 적용된다.

이 조항의 신설 이전에는 형사소송에선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었지만, 민사소송에선 관련 의무 규정이 없었다. 이 때문에 항소심 접수 이후 첫 기일이 잡히기까지의 기간과 종국결정일까지 소요 기간이 매년 늘어났다.

2023년 12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은 인사청문 과정을 비롯해 취임사에서도 당시 사법부 최대 현안으로 재판 지연을 꼽으면서 취임 일성으로 신속한 재판을 강조했다. 민사소송 항소이유서 제출에 기한을 둔 규정도 재판 지연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됐다.

지난해 3월 시행 이후 1년여 기간이 지나면서 전국 법원에선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을 넘겨 항소 각하 결정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아울러 항소 각하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A 씨가 B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사건의 항소각하 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기각 결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결정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다"며 "항소이유서 연장 기간의 산정 및 추후 보완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최장 70일, 기본권 침해 아냐"vs"사안에 따라 70일도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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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항소 각하 사안이 재판소원으로 간 것을 두고 분분한 의견이 나온다.

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한 차례의 제출 기한 연장을 법원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연장까지 할 경우 최대 70일로 길어져 기본권 침해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판소원을 청구한 당사자의 경우 1심에서 패소한 당사자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반대로 항소를 당한 당사자는 1심에서 받은 승소 판결을 확정받고 싶을 것인데, 재판소원으로 인해 법원에서 다시 판단 받게 된다면 피항소자의 기본권 권리 구제까지도 시간이 지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장판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사안에 따라 항소이유서 작성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40일이나 70일이라는 기간이 짧게 느껴질 수 있다"며 "항소심은 마지막 사실심이고, 형사 사건보다 민사 사건이 복잡한 경우가 더 많아 헌법에서 보장하는 재판 받을 권리 측면의 주장에 따라 헌재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헌재는 법원보다도 더욱 기본권에 있어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관이므로 항소 각하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항소 각하 결정에 대한 재판소원 청구 사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