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운영' 내란전담재판부…다른 형사재판부까지 업무 부담 확대
부장판사만 6명인 형사합의부서 내란 사건 3건…"사실상 개점휴업"
'6·3·3' 선고 원칙으로 부담 가중…다른 재판부로 배당 몰려
- 한수현 기자,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유수연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 사건들이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을 거쳐 대법원으로 향하는 가운데, 특별검사 기소 사건으로 인한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의 업무 부담과 재판 업무의 비효율 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내란전담재판부뿐만 아니라 특검이 기소한 사건을 맡는 형사재판부에서는 특검 기소 사건을 다른 사건보다 우선 처리해야 하고, '6·3·3개월' 이내 선고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내란전담재판부를 제외한 다른 형사부에 사건이 몰리면서 마찬가지로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 설치된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합의37부와 형사합의38부에서는 각각 1건과 2건의 내란·외환 사건을 심리 중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 2개 부씩 설치됐다. 시행 이후 전담재판부를 상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7-2부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김현태 전 육군 707특수임무단장(대령) 등의 사건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이첩 요구에 따라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송돼 내란전담재판부에 배당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는 내란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 등의 사건을 심리 중이다. 이 사건 역시 재판권이 군사법원에 있다는 이유로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이송 결정됐으나, 내란 특검팀이 이첩을 요청해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가 맡게 됐다. 이 재판부에선 12·3 비상계엄과 관련은 없지만, 외환죄에 해당하는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된 민간 무인기 제작·판매 회사 이사인 오 모 씨 사건도 맡고 있다.
반면 서울중앙지법의 내란전담재판부 외 형사재판부에서는 여전히 내란 특검팀이 기소한 내란 관련 사건을 여럿 심리하고 있다. 특례법에서는 이미 심리 중인 사건의 경우 기존 재판부가 계속 심리한다는 부칙을 뒀기 때문이다.
형사합의34부는 이날 선고를 앞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계엄 관련 증거 인멸 교사 혐의 등에 대한 사건을 비롯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사건을 심리 중이다.
형사합의26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 등 사건 △군기누설 혐의를 받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사건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군 장성들의 사건을 맡고 있다.
특히 특검 기소 사건의 경우 각 특검법에 따라 다른 재판에 우선해 신속히 해야 하고 1심 선고는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항소심·상고심은 전심의 판결선고일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이를 두고 법원 안팎에서는 형사재판부 전반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다른 사건의 진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현재 서울중앙지법 내란전담재판부의 경우 '개점휴업' 상태일 것"이라며 "두 개 재판부에서 부장판사만 6명인데, 한두 개 사건을 맡고 있는 건 법원 전체적으로 엄청난 인력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재판부에서는 내란 사건 외 다른 사건 배당받을 수 없으니 다른 형사합의부에서는 나머지 사건을 배당받게 돼 힘든 상황일 것"이라며 "특검 사건은 6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하더라도, 다른 사건까지 늦게 할 수 없으니 업무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내란 관련 사건의 경우 기록도 많고, 통상 형사 재판 절차만 거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6개월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조항을 뒀으니 업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상시로 재판부를 두게 했으니 다른 형사합의부의 업무 부담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의 경우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사건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항소심을 각각 마치며 현재 심리 중인 사건이 없는 상태다. 최근 다른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를 상대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신청한 기피 사건이 배당됐으나 김 전 장관 등이 다시 기피 신청한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6·3·3 원칙으로 인한 심리 미진 가능성과 형사 재판부 전반으로 확대되는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고법판사는 "더 오래 심리할수록 판결이 잘 나온다는 말이 있다"며 "특검 기소 사건 수 자체가 많고, 그 기록이 방대한 상황에서 (2심의 경우) 3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고 하면 여러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아직 명확한 수치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실제 다른 사건들의 처리가 전보다 느려진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다"며 "법관 수가 부족한 와중에 이런 상황이 되어 형사부 근무를 기피하려고 하는 현상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어서 전반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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